김조광수 "호모포비아 기독교 단체, 명의 도용해 감신대 상영 방해"

김수정 2013. 11. 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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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수정 기자] 김조광수 감독이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맥키 얼스톤 감독) 상영을 반대하는 일부 기독교 단체에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 기독교 신자들 도대체 왜 이러나요? 28일(오늘) 감리교신학대학교(이하 감신대)에서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상영이 있는데 호모포비아 기독교 신자들이 상영을 못 하게 하려고 감신대 안에 상영 안내 포스터를 떼버리는 것도 모자라 상영이 취소됐다는 거짓 게시물을 부착하고 있다네요. 그것도 상영을 주최한 분들의 명의까지 도용했다는 군요"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동성애에 대해 혐오하면 거짓 증언하지 말라는 10계명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요? 제발 이러지 좀 마세요.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죠. 뭐가 그렇게 두려운가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행사를 만들어서 하시길 바랍니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김조광수 감독은 "상영을 추진한 학생들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상영은 꼭 하겠다고 연락해 왔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나와 다른 생각도 얘기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잖아요"라며 감신대 학생이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김조광수가 게재한 글에 따르면 감신대 학생은 "9시께 학교에 붙은 홍보물들이 다 떨어지고 제 이름으로 영화 상영이 취소됐다는 게시물이 붙어있었어요. 서울여대 행사 취소시킬 때와 비슷한 모습이 좀 있네요. 저희는 그래도 상영회 진행할 텐데 내일 그런 사람들이 소란을 피우거나 하지 않을까 우려가 되네요. 혹시 모를 상황들을 염두에 두고 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상영은 무조건 진행합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전했다.

김조광수는 당초 이날 서울여대 학생누리관에서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상영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이 행사는 갑작스레 취소됐다. 서울여대 측은 이에 대해 "학생들이 취소를 결정해 세부적인 내용은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해당 행사를 추진한 학생들은 "학교가 먼저 취소를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로빈슨 주교의 두가지 사랑'은 2003년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서 주교 서품(미국 뉴햄프셔 성공회 주교)을 받아 화제를 모은 진 로빈슨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기독교와 동성애가 대립이 아닌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로 국내 최초 동성 부부 김조광수, 김승환 대표의 레인보우팩토리에서 수입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선댄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뉴욕LGBT영화제 관객상, 리버런국제영화제 인권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레인보우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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