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뷰]'록스타' 김재중, 실력으로 최면을 걸다

2013. 11. 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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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이돌 내공 10년을 허투루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이돌 댄스 가수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나아가 '록스타'로 거듭난 JYJ 김재중이 단독 콘서트를 통해 입증한 '내공'의 힘은 그만큼 강렬했다.

3일 오후 6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김재중 솔로 첫 정규 앨범 'WWW: Who, When, Why' 발매 기념 아시아 투어 서울 콘서트 '2013 Kim Jae Joong 1st Album Asia Tour Concert'가 열렸다.

7천 객석을 입추의 여지 없이 꽉 채운 이번 공연은 이틀간 1만 4천 명을 동원하며 김재중의 스타 파워를 실감케 했다. 공연장 벽에는 "김재중에게 경고한다 이제 겨우 10년이다 벗어날 생각 하지도 마" "팬질 연장 계약 경축" 등의 문구가 쓰여진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시간 반에 걸친 '마성'의 공연 결과, 이 문구는 팬들이 김재중에게 하는 말이 아닌, 김재중이 팬들에게 하는 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싶다. 관객들에게 '실력'으로 최면을 건, 김재중 콘서트의 기억을 되짚어본다.

화려한 레이저 불꽃 오프닝 후 무대 위 케이지에서 등장한 김재중은 강렬한 록 반주로 드넓은 공연장을 압도했다. 김준수, 박유천 등 멤버들 없이 홀로 무대에 섰지만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록 스피릿을 뽐냈다.

정규 앨범 수록곡 '9+1#', '버터플라이'(Butterfly)로 시작된 오프닝 무대부터 점핑이 시작됐다. 첫 곡부터 전원 기립, 마치 파이널 선곡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뜨거운 무대가 연출됐다. 강렬한 하드코어 밴드 사운드가 인상적인 선곡을 라이브로 마치자 김재중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열정적인 그의 모습에 팬들은 환호했다.

첫 곡부터 이렇게 달려서 어떻게 두 시간을 이어갈까 싶은 우려도 잠시, 두 시간 내내 '핫' 했다. '로튼 러브'(Rotten Love), '키스 비'(Kiss B)로 이어진 열광적인 무대는 김재중의 파괴력 있는 가창력과 흡입력 있는 무대 매너로 더욱 빛났다.

쉴 새 없이 무대를 누빈 김재중은 강인함과 달콤함이라는 록커의 두 가지 모습을 무난하게 보여줬다. 게스트 이상곤(노을)과 함께 선공개곡 '햇살 좋은 날'을 열창, 또 한 번 성장한 가창력을 과시하는가 하면 최근 한식구가 된 거미와 함께 '럽 홀릭'(LuvHolic)에 맞춰 섹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밖에 YB 윤도현이 작사·작곡한 '나우 이즈 굿'(Now Is Good), 용준형 피처링의 '돈 워크 어웨이'(Don't Walk Away), '모던 비트'(Modern bet) '저스트 언아더 걸'(Just another girl) 등 다채로운 선곡으로 보컬리스트 김재중의 현 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진지한 얼굴로 빵빵 터지는 입담도 예술이었다. 위트 넘치는 주옥 같은 멘트로 7천 관객을 쥐락펴락 하는 김재중은 요즘 그 많다는 연예계 '요물' 중에서도 단연 甲이었다.

대기실 모습을 리얼 생중계로 보여준 것 또한 꽤 괜찮은 팬서비스 이벤트로 기억될 만 하다. "잘 노네요 록큰롤 베이비"라며 팬들을 칭했지만 그 역시 일종의 '자기소개'로 느껴질 정도로 잘 놀던 김재중은 카메라를 자신의 복근 앞에 밀착시키는가 하면, 귀요미 플레이어를 한 뒤 창피함에 몸을 부르르 떨며 팬들을 조련했다.

특히 김재중은 마지막 순서로 준비한 자작곡 '파라다이스'을 부르기에 앞서 "어차피 여러분들은 저한테 벗어날 수 없다 라는 곡이다. 여러분에게 가지 말라고 애원하는 곡이고 지금까지 저와 함께하신 분들이라면 다 한마음으로 이 곡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앞서 언급한 현수막 속 문구인 "팬질 연장 계약"을 자축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반가운 사실은 JYJ의 한계를 뛰어넘은 가수 김재중의 발견이다. 주위의 우려 혹은 질타에도 묵묵히 록에 도전해 온 김재중은 단순히 도전에 의의를 두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김재중의 현재 진행형 도전의 현장에서 그의 밝은 미래를 봤다.

콘서트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에 걸친 활동 중 솔로 정규 1집을 발매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말이 단순히 앨범 홍보용도, 흔한 '멘트'도 아닌 김재중의 진심이라는 것 또한 이번 공연을 통해 입증됐다.

"성장통을 느끼고 싶다"며 또 하나의 출발점에 선 김재중. 자기에게 꼭 맞는 옷을 찾아 입은 이 영리한 가수의 진짜 행보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제 데뷔 10년차. JYJ에서 나아가 김재중의 행보 하나하나를 즐겁게 지켜볼 수 있게 된 지금 이 순간이 기쁘지 아니한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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