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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구 "'26년', 도대체 뭐가 '괜찮냐'는 건데?"(인터뷰)

출처 스타뉴스 | 작성 전형화 기자 | 입력 2012.12.03 16:40 | 수정 2012.12.05 08:09

기사 내용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배우 진구의 포텐(포텐셜, 즉 잠재력을 뜻하는 인터넷 조어)이 터졌다. '26년'에서 진구는 전라도 건달 역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영화를 본 관객은, 영화에 동의하든 안하든 진구의 연기에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26년'은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외압 논란 끝에 4년만인 지난달 29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중이다.

진구는 4년 전 논란 끝에 엎어진 '26년' 멤버였다. 당시 배역은 현재 개봉버전에 배수빈이 맡은 비서 역이었다. 4년 동안 기다린 끝에 진구는 '26년' 중심에 좀 더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훌륭히 해냈다.





사진=구혜정 기자

진구는 "포텐이 터졌다"는 칭찬에 "포텐은 체조심사위원들이 10점을 4번 줘서 포텐인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 만큼 칭찬이 낯설었던 뜻이기도 하다.

-'26년'에 의미와 재미 중 어디에 중점을 뒀기에 그렇게 오래 기다렸나.

▶처음에는 의미보다는 재미가 있었다. 시나리오 자체가 주는 재미가 강렬했다. 그런데 영화를 준비하면서 제작사 청어람쪽에서 광주민주화운동 자료를 많이 건네줬다. 그것들을 보고 난 뒤에는 재미보다는 의미로 바뀌었다.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이 앞서더라.

-원래 출연하기로 했던 다른 배우들은 모두 하차했는데. 결과적으로 배역도 바뀌었고.

▶내가 이 영화를 기다렸다기보다는 이 영화가 나를 기다려준 것 같다. 내가 찍을 준비가 됐을 때까지 기다려준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안 한 게 아니고 못한 것 같다. 일정들이 다들 바쁘니깐. 나야 할 일이 없었던 것이고.

-배역이 바뀌었는데 캐릭터도 다시 처음부터 잡아야 했을테고. 특히 사투리 연기를 했어야 했는데.

▶아픔은 똑같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정을 잡는 데는 큰 걱정이 없었다. 일단 내가 맡은 배역의 대사가 처음부터 입에 딱 붙더라. 입에 딱 붙는 건 '마더'와 '26년' 뿐이었다. 처음 다른 역으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지금 역과 다른 역들 대사까지 모두 읽고 외웠다. 사투리는 '26'년에서 경호팀장역으로 최귀화 선배에게 배웠다.

-부모님이 전라도 분들이신데 '26년' 출연과 관련해 무슨 말을 하지는 않으셨나.

▶이 영화를 하면서 주위에서 "괜찮냐"고 물어보는 게 제일 싫었다. 배우가 영화를 하는데 도대체 뭐가 괜찮은가? 시나리오가 괜찮냐는 것인지, 감독이 신인이라 괜찮냐는 건지, 투자 배급이 괜찮냐는 건지. 그게 아니면 도대체 뭐가 괜찮냐는 것인지, 화가 나더라.

부모님은 살면서 단 한 번도 5.18에 대해 이야기하신 적이 없었다. 어땠냐고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고만 하셨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었다. 어쩌면 입에 담고 싶지도 않았을 수도 있다.

이번 영화 출연도 다른 영화 출연과 똑같이 대하셨다. 아들 직업이 배우고, 직업에 맞게 영화에 출연한 것으로 그냥 대하셨다.

-잘했지만 튀지 않았다. 튀지 않아서 영화 중심을 잡았는데.

▶튀려고 하면 절대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서 잘하든 못하든 중간은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아이가 욕심까지 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나 혼자 무거울 필요도 없었다.

-진구는 양아치 역이 더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건 무거움과 가벼움을 동시에 표현할 때 가장 잘 어울린다는 뜻이기도 하고. 이병헌 아역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그동안은 눈에 힘을 많이 줬는데 이번에는 그런 힘을 빼서 그런지 제역을 맡은 것 같은데.

▶눈에 힘을 빼는 것은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나온 결과인 것 같다. 초반에는 힘을 많이 준 것 같은데 감독님과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사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무섭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 동네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실 때도 동네 아이들이 무서워서 처음에는 건들지 못했다고 하더라. 지금은 정말 친해졌지만.





사진=구혜정 기자

-'26년'이 진구를 기다려줬다고 하는데 그 말 그대로 지난 4년이 있었으니 그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낸 것 같기도 한데.

▶4년 동안 올바르게 나이를 먹어간 것 같다. 지금도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4년 전 나보다는 잘 한 것 같다. 그런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것 같다.

-진구의 오늘에는 '오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뭔가를 더 잘 해내려는 결기랄까.

▶배우보다는 남자로서 오기가 더 센 것 같다. 작품으로 오기는 나보다는 소속사 대표의 오기가 더 보여 지는 것 같다. 진구가 이런 걸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그 분의 생각들이랄까. 나는 누구에게 이런 걸 더 잘 한다고 어디 보여주마, 이런 생각은 별로 없다. 오늘 못한 것은 오늘 털고, 내일 잘하면 된다는 주의니깐.

-'마더'와 '26년'을 언급했는데. 그 만큼 이 영화의 잔향이 길 것 같은가.

▶글쎄 원래 작품이 끝나면 잘 잊는 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좀 오래갈 것 같다. 제주도에서 시사회를 하면서 200여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때 200여 관객이 나를 마치 안아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울었다.

-육체적인 고통도 상당했는데.

▶꿈을 이뤘다.(웃음) 다른 배우들처럼 너무 힘들고 아파서 병원에 실려가는 게 꿈 아닌 꿈이었다. 어떻게 된 게 그렇게 액션을 해도 탈진 한 번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드디어 병원에 실려갔다.

-이경영 한혜진 임슬옹 등 출연배우들과 호흡도 좋았는데.

▶술자리를 많이 했다. 이경영 선배님이 주도하시거나 아니면 내가 했다. 한혜진은 자기가 술자리를 자처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이 술 먹을 때 무거운 이야기하면 나와 임슬옹은 맨 끝에서 연예인 이야기하고 놀았다.(웃음)

-'26년' 어떤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나.

▶그 때도 그렇고, 진구란 아이에 대해서도 그렇고, 몰랐던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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