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무대는 백점, 무대밑은 빵점' (종합)

2007. 2. 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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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규림 기자] 훌륭한 공연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공연 운영이었다.

23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동방신기의 두번째 아시아 투어 '오(O)'의 첫번째 콘서트인 서울 공연은 '역시 동방신기'라는 이야기가 나올만큼 완성도 높은 공연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장 입장 지연과 물품 반환 지연 등으로 인해 물의를 빚어 아쉬움을 남겼다.

'윙-' 12000여 명의 환호성을 잠재우는 요란한 사이렌소리. 공중에서 떨어지는 미사일과 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을. 쌓여있는 시체들. 처참한 전쟁 관련 영상들이 지나간 후 무대에 설치된 대형 십(十)자 스크린을 통해 멤버들이 한 명씩 소개된다.

유노윤호, 믹키유천, 최강창민, 영웅재중, 시아준수. 게임의 인트로 화면을 연상시키는 영상물을 통해 멤버들이 한 명씩 소개된 뒤 한 화면에 모든 멤버들이 등장한다. 이윽고 위로 올라가는 가로 스크린. 그리고 영상물과 같은 자세로 다섯 남자가 등장했다.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다시 스크린이 내려가며 멤버들을 가린다.

'뭐지?'하는 의문도 잠시 무대가 환히 밝혀지며 무대 아래쪽에서 동방신기가 공연을 펼치기 시작했다. 무대 중앙의 사람들은 동방신기와 똑같은 헤어스타일, 의상을 입은 댄서들이었던 것. 당연히 스크린 중간에서 등장한 것이 동방신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관객들은 시작부터 동방신기에게 한 방 먹고 들어간 셈. 오프닝 무대는 '상상할 수 없는, 예측 불가능한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이번 공연의 예고편이나 다름없었다.

24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서울 방이동 올림픽 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동방신기의 아시아투어 '오(O)'의 첫번째 공연인 서울 콘서트에서 동방신기는 12000여 명의 관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동방신기는 비행기, 자동차 등의 무대 소품을 무대에 올리고 14벌의 의상을 갈아입었으며 격한 안무에 맞춰 흐트러짐 없는 라이브를 선보여 다양한 볼거리와 들을 거리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무대는 발라드 곡 '원'이 시작되기 전 선보인 와이어 무대였다.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 슬픔에 잠긴 소녀가 등장했다. 영상에 등장한 소녀가 모든 것을 잊고 싶다는 듯 절벽에서 떨어져 물 속으로 끊임없이 침전하자 무대는 깊은 물 속으로 변했다.

무대 앞에 드리워진 거대한 흰 색 통천에는 조명을 통해 조금씩 위로 올라오는 거품들이 표현됐고 17m 상공에서부터 와이어를 탄 여성 댄서가 가라앉는 듯한 움직임으로 서서히 무대 아래쪽으로 침전했다. 이어 물 속에 뛰어든 남자가 그녀를 필사적으로 구해 물 위로 서서히 올라갔고 와이어를 통해 5명의 남자가 내려온 후 동방신기의 노래가 시작됐다.

동방신기의 콘서트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동방신기는 제작비 16억원이 투자된 가로 22m, 세로 16m, 높이 18m의 제한된 무대에서 다양한 영상물과 다채로운 조명, 무대 장치를 이용해 관객들을 전쟁터에서 물 속으로, 나팔꽃 덩굴이 자라나는 정원으로 안내했다.

동방신기는 이번 콘서트에서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 '트라이앵글(Triangle)', '오정반합', '라이징 선(Rising Sun)' 등의 파워풀한 무대와 '풍선', '하이야야 여름날', '허그' 등 발랄한 무대, '원(One)', '믿어요', '리멤버(Remember)', '유 온리 원 러브(You Only One Love)'의 정적인 무대를 적절히 조화시켜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 멤버들은 처음으로 자작곡을 발표하고 가창력을 자랑하며 다양한 매력을 뽐냈다. 시아준수와 유노윤호는 각각 자작곡 '마이 페이지(My Page)'와 '스폭스맨(Spokes Man)'을 선보였으며 믹키유천과 최강창민, 영웅재중은 각각 브라이언 맥나잇의 '원 라스트 크라이(One Last Cry)', 익스트림의 '웬 아이 퍼스트 키스드 유(When I First Kissed You)', 플라워의 '크라잉(Crying)'을 선보였다.

"일본 활동과 한국 활동을 병행하면서 콘서트 준비를 하느라 시간이 좀 부족한 느낌이 있었지만 열심히 하겠다"며 공연 전 각오를 밝혔던 동방신기는 무대에 올라 "열심히 클릭해서 와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하는 동방신기가 되겠다"며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 날 공연에는 일본, 중국,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약 1500여 명의 해외 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날 콘서트는 공연의 질에 비해 미숙한 진행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관객 입장 지연과 시스템 에러로 인해 예정보다 40분 정도 늦게 공연이 시작하는가 하면 공연 중간에도 스크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약 4분간 공연이 중단되는 사고도 있었다.

이 날 콘서트에 앞서 동방신기 측에서는 장내 방송을 통해 "영상물 촬영을 일제히 금하며 촬영하다 적발될 경우 퇴장 조치하겠다"고 알렸다. 사진 기자들에게만 지급되는 야광 프레스 띠를 착용하지 않고 공연 중 핸드폰을 비롯한 영상기기로 촬영을 하다 적발된 관객들은 퇴장 대신 검정색 양복을 입은 질서 정리 요원들에 의해 기계를 압수당하고 공연 후 되찾을 수 있는 번호표를 받았다.

때문에 이 날 공연이 끝난 후 10시부터 체조 경기장 밖에는 스탠딩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느라 물품을 맡겨놓은 팬들은 물론, 공연 중 카메라를 압수당해 되찾으려는 팬들까지 수천명의 관객들이 수백 미터에 걸쳐 길게 줄을 늘어서 추운 날씨, 밖에서 길게는 5시간까지 기다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동방신기의 콘서트는 팬들이 대부분 어린 나이의 소녀들인 관계로 직접 운전을 하고 찾아온 관객보다 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공연장을 찾은 팬들이 많아 체조경기장 주변에는 수십대의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공연이 끝난 10시 경부터 불을 밝히고 있던 버스 기사들은 물품보관소에서 물품을 찾는 시간이 지연되자 '기다려달라'는 팬들과 실갱이를 벌였으며 일부 팬들은 물품을 돌려받기 위해 새벽 2시까지 기다리며 교통편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번 동방신기의 서울 콘서트는 지난 해 열렸던 '라이징선' 콘서트에 이은 두번째 아시아 투어 콘서트 '오'의 시작을 알리는 공연으로 동방신기는 이 날 콘서트를 시작으로 25일까지 3일간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가진 뒤 2007년 하반기까지 중국 베이징, 상하이, 타이완, 홍콩,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등 총 7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게 된다.

[사진=송일섭기자andlyu@mydaily.co.kr, 유진형기자zolong@mydaily.co.kr]

(이규림 기자 tak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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