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인터스텔라' 놀란 감독, 왜 한국 아닌 상해를 찾았을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인터스텔라, 한국에서 흥행 이유? 영화 자체가 굉~장하니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한국에서의 흥행 소식(개봉 5일 만에 200만 돌파)을 전해 듣고 이같이 말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말?"이라며 놀란 아내이자 제작자인 엠마 토마스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었다.
거만해 보일 수도 있었지만 자신감 넘쳤다. 재치 있는 답변이라고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 관객들이 내 영화에 충성도도 있고, 또 과학적 소견이 있어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정말 고맙고 기분 좋다"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중국 상해 페닌슐라 호텔에서 한국 언론을 비롯한 아시아 매체를 대상으로 '인터스텔라'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놀란 감독은 "우리 영화의 이론은 현재까지 완벽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웜홀을 통한 시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 상대성 이론 등 세계적인 물리학자 킵 손이 제작자로 참여하면서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놀란의 동생 조나단은 '인터스텔라' 시나리오를 위해 4년 동안 대학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완성도는 높을지 모르지만 일반인에게 과학 용어들은 어렵게 와 닿는다. 우문에 놀란은 현답했다. 계속해서 자신감이 넘쳤다. "'제임스 본드' 영화를 볼 때 폭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몰라도 관객이 영화를 즐기는 데 어려움은 없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인터스텔라'를 즐기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문제는 없다."
자신감은 이어졌다. 한 가지 원칙도 있었다. 스포일러성 질문에는 절대 답을 하지 않았다. 배우들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다. 앤 해서웨이는 스포일러성 질문을 받고는 감독의 눈치를 살폈다. 놀란은 "NO!"라고 선을 그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선입견 없이 온전히 즐기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놀란 감독은 한국 취재진을 상해로 불러들였다. 현재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곳은 한국이다.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는 9일 "한국이 '인터스텔라'의 가장 큰 흥행 시장"이라고 밝혔다. '인터스텔라'는 한국에서 1410만 달러(추정)의 수익을 얻었다. 뒤를 잇는 영국 840만 달러, 러시아 810만 달러와 비교해도 독보적인 수치다.
하지만 놀란 감독은 한국이 아닌 중국 상해를 아시아 프레스 기자회견 장소로 택했다.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12일 개봉)의 규모와 매서운 발전 속도 때문이다. 실제로 할리우드에서 중국 시장은 가장 욕심나는 시장으로 손꼽힌다.
2020년에는 중국 영화시장이 미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할리우드 DNA를 바꾸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그래도 한국 관객들로선 놀란 감독의 중국행은 아쉬움이 드는 대목이다. '인셉션' '다크나이트' 시리즈가 한국에서 흥행했으나 놀란 감독은 한 번도 한국을 찾지 않고 있다.
한편 놀란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이나 자신의 할 말을 정리하라고 준 메모지에 낙서를(?) 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자회견 후 놀란 감독이 떠난 자리에는 콘티를 그린 듯한 그림이 취재진의 눈에 띈 것.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언론의 모습이다.
놀란 감독은 자신에게 온 질문에는 상대를 뜷어져라 쳐다보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이어갔으니, 소홀하다는 인상은 주지 않았다. 상상력과 연출력이 뛰어난 그가 한국 기자들과 대면한 상황을 인상적으로 느껴, 다음 영화에 소재로 쓸 지도 모를 일이고.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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