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해철 가는 길..눈물 그리고 쓸쓸한 미소(종합)

2014. 11. 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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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고(故) 신해철이 한 줌 재로 돌아갔다. 엄숙한 분위기 속 슬픔을 참아내던 유족들은 고인의 시신이 화장로로 향하기 전만큼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고 신해철의 시신이 5일 오전 11시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됐다. 지난달 31일 부검을 위해 장례 일정이 중단된 지 5일 만이다.

아내 윤원희 씨는 자녀들의 어깨를 감싸안고 오열했다. 연로한 고인의 부모와 친족들은 관을 붙잡고 두드리며 애통해 했다. 자녀들은 아버지의 부재를 아는지 모르는지 웃음기는 없지만 대기실을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영결식은 유족과 소속사 관계자를 비롯해 넥스트 일부 멤버 등 최소 인원이 참석했다. 비공개 가족장으로 차분히 진행됐던 탓에 방송사 카메라 외 취재진도 적었다.

더 이상 흘릴 눈물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지켜보는 이 모두 또 눈시울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속속 밝혀지고 있는 그가 생전 겪은 고통과 곧 뜨거운 불구덩이에 들어갈 고인의 마지막 길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분당 수내동에 있는 그의 음악 작업실을 들른 뒤 오후 3시께 안성 유토피아추모관에 안치될 예정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예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발표와 관련한 유족 측 입장과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성명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고인의 죽음은 병원 측 의료사고 의혹이 제기되며 대중의 분노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신해철의 장 협착증을 수술했던 가락동 S병원 측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법적 공방이 예상되지만 의료사고 가능성이 어느 정도 포착됐다.

앞서 서울아산병원 진료기록부에 따르면 'S병원장이 아산병원에 오기 5일 전 신해철의 비만수술도 했다고 말했다'는 기록이 나왔다. 신해철 측은 S병원장이 말한 '비만수술'이 '동의하지 않은 위축소수술'로 판단하고 있다. 부검을 맡았던 국과수 최영식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도 "위장 외벽 부위를 15㎝가량 서로 봉합한 흔적이 보였다"며 "소위 말하는 위 용적을 줄이기 위한 시술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를 맡은 경찰이 확보한 자료에도 이같은 정황은 전해졌다. 사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소장과 심낭의 천공이 발생한 시기가 문제인데, 장협착 수술을 받기 전후 엑스레이 사진이 차이를 보이고 있어 결정적 단서가 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고 신해철의 유족은 S병원 측의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를 수사해달라는 고소장을 송파경찰서에 제출했다. 경찰은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병원 관계자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고 신해철을 처음 떠나보내려했던 때, 서울 하늘은 부슬부슬 비가 내렸었다. 슬픔이 온 세상을 적셨었다. 현장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소속사 관계자는 "오늘은 날씨가 참 화창하다. 햇살도 따스하다. 그나마 조금씩 진실이 밝혀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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