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남자' 부진, 장동건에게 숙제가 주어졌다

2014. 6. 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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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의 흥행 성적이 부진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장동건이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영화 '우는 남자'가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5위에 머물고 있다.

3일 전야개봉으로 첫선을 보인 '우는 남자'는 개봉 후 5일 동안 총 40만 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물론 아직 흥행 부진을 단정 짓긴 어렵다. 그러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트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고, '끝까지 간다'의 뒷심도 만만치 않은 상태에서 '우는 남자'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사실 '우는 남자'의 이 같은 부진은 언론 시사회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했다. 영화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은 화려한 총기 액션으로 시각적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스토리로 감정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따랐다. 그리고 그 논란의 중심에는 장동건이 연기한 캐릭터 '곤'이 있었다.

곤(장동건 분)은 타겟을 제거하기 위해 방문한 한 술집에서 모경(김민희)의 딸을 실수로 죽이고 만다. 이후 어린아이를 죽였다는 죄책감과 회의에 빠져 마약과 술에 찌든 생활에 빠진다. 곤은 킬러 생활을 청산하기 위한 마지막 미션을 받고, 자신이 태어난 한국으로 향한다.

장동건은 강도 높은 액션신을 나무랄 데 없이 소화했다. 하지만 감정 연기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우는 남자' 스틸컷

결국 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 정서는 '죄책감'이다. 곤이 모경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유가 자책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동건의 연기에서 진정성 있는 슬픔과 회의를 찾기는 힘들다. 마약에 취해 눈이 풀리고, 모경의 집에서 총을 들고 손을 까딱거리는 정도로는 곤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이후 액션 장면에서도 지나치게 담담한 모습이 이어져 곤의 감정변화를 캐치하기 힘들었다.

장동건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었다. 1994년 '마지막 승부'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친구'(2001)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며 '태극기 휘날리며'(2004)로 천만관객을 불러모았다. 더는 연기력 논란이 성사되지 않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로 '태풍'(2005), '마이웨이'(2010) 등이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다. 장동건은 인터뷰를 통해 "예전에는 흥행에 대한 부담 없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년 가까운 흥행 실패는 장동건에게도 무거운 부담으로 자리 잡았다. 장동건은 "흥행이 영화 성패의 가장 큰 기준이 되고 있다. 배우 입장에서 흥행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이기적이다. 이제는 흥행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낀다"고 밝혔다.

그렇게 흥행에 대한 욕심으로 선택한 작품이 바로 '우는 남자'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결과는 썩 좋지 못하다. 결국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장동건의 연기력이 도마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약 10년 간 장동건은 영화에서는 부진했지만 드라마 '신사의 품격'(2012)를 내놓으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배우 장동건의 밸류가 10년의 영화 실패 속에서도 굳건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궁합이 맞는 영화와 캐릭터를 만났을 때, 배우의 연기력도 빛을 발할 수 있다. 장동건은 그동안 '잘생긴 배우'라는 타이틀을 버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조폭, 해적, 대통령, 군인에 이르기까지 장동건의 연기 스펙트럼은 어느 배우와 비교해도 넓고 탄탄했다. 하지만 '우는 남자'의 부진은 장동건의 이러한 시도가 과연 대중이 진정으로 원한 모습인지 고민하게 한다. 대중이 원하는 '배우 장동건'은 누구인지, 이제 장동건에게 숙제가 주어졌다.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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