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 故 김광석을 둘러싼 안타까운 잡음

2014. 5. 3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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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1996년 1월, 생(生)을 마감한 가수 김광석. 일각에선 그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슬픈 건 그가 남기고 간 음악을 둘러싼 이권 다툼이 잊을만 하면 터져나온다는 점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30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고(故) 김광석의 부인 서 모 씨가 최근 앨범 유통사인 인플래닛을 비롯해 음원 서비스사 로엔엔터테인먼트와 CJ E&M 등을 상대로 퍼블리시티권 침해 관련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광석 탄생 50주년을 맞아 그를 추모하는 헌정 앨범('김광석 오마쥬 나의 노래 파트1)이 얼마 전 제작·발매됐는데, 이 앨범 커버에 김광석의 사진이 서씨의 허락 없이 쓰였다는 이유다.

서씨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김광석의 저작권(초상권·성명표시권 등 저작인격권을 포함한)을 가진 자신과 합의 및 대가 지불없이 고인과 관련한 매체물을 허락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석의 법적 상속인은 원래 그의 딸이다. 그러나 이 딸이 금치산자인 탓에 서씨가 위탁 관리 중이다.

서씨의 문제 제기는 타당하다. 다만 연예인의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대한 법적 논란은 요즘 한창이다. 다수 판례에서 재판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실정법 상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해석이 다양하다. 1심과 항소심에서 각각 결과가 다르게 나온 경우도 있다. 이 문제를 놓고 대법원까지 간 사례는 아직 없다. 퍼블리시티권을 이용해 누군가 얼마나 이익을 취했느냐 마느냐가 그동안 판결의 주요 관건이었다.

이번 분쟁에 휘말린 '김광석 오마쥬 나의 노래 파트1' 앨범 제작사 측은 일단 서씨와 원만히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다. 다만 제작사 측은 안타깝고,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 분통이 터진다는 입장이다.

앨범 제작사 페이퍼레코드 최성철 대표는 "서씨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성실하게 사건을 해결하고자 한다"면서도 "애초 앨범 수익금은 김광석의 노모(老母) 측에 기부하려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조차 서씨가 못마땅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 대표에 따르면 김광석의 노모는 서울 창신동 옛집에서 어렵게 살았다. 현재 건강이 좋지 않아 경기도 안양에 있는 김광석의 여동생이 모시고 있다. 친가족들은 김광석의 지적재산권과 저작인접권에 대한 단 한 푼의 권리가 없어 속앓이를 해왔다. 서씨의 도움은 없었다.

최 대표는 "사실 서씨와의 분쟁을 예상해 김광석 작사·작곡이 아닌 그가 가창한 곡들만 후배 가수들이 불러 앨범에 담았던 것"이라며 "앨범 커버 또한 사진 저작권자인 임종진 작가(한겨레 사진기자 출신)에게 승인을 받고 진행했다. 오히려 서씨가 임 작가의 저작물을 동의 없이 김광석 사후 컴필레이션 앨범에 사용한 전력이 있다"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이미 법률적 검토도 마쳤다. 그는 "저작권법(제14조 제2항 참조)에 비추어 볼 때 사자(死者)의 초상권을 사용한 것이 그 명예를 훼손하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는 법적 자문을 받았다"며 "일례로 소설가 이효석의 사진과 성명을 상품권에 사용한 사례에 대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므로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아니라는 판결(서울동부지방법원 2006.12.21 선고 2006 가합6780)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소모적이고 악의적인 논쟁을 피하기 위해 앨범 커버 이미지만 바꾸면 된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이어 "김광석 오마쥬 앨범에 김광석이 없는 상황이 어처구니 없지 않은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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