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또 하나의 약속', 한국 영화계가 자랑스러운 날

2014. 1. 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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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용기 있는 실천이 한국 영화계에서 또 있을 수 있을까.

모두가 외면하던 진실을 향한 싸움의 끝에서 이뤄낸 기적이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요즘 '변호인'을 시작으로 작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영화계가 진정 '또 하나의 기적'을 이뤄냈음을 제대로 증명하는 작품이다.

영화는 다음과 같은 기적적인 실화에서 시작했다. 세계적인 거대기업 삼성 반도체에서 발생한 노동자들의 각종 불치병 발병은 2000년대 중반부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저 개인의 잘못으로만 치부됐기에 산업재해로 인정되지 않았던 백혈병 등 각종 노동자들의 질병을 놓고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싸움이 시작됐다. 그 중심에 택시기사였던 황상기 씨가 있다. 모두가 인정하는 거대기업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 입사했던 딸 황유미 씨가 2년만에 백혈병을 얻어 2년 후에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황 씨는 2011년 마침내 1심 법원에서 산업재해로 인정한다는 판결을 받아낸다. 그리고 김태윤 감독은 여기에 주목해 영화화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모두가 말리던 영화화는 기적처럼 시민들의 힘으로 한 발짝씩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택시기사 한상구(박철민)는 딸 윤미(박희정)를 거대 기업 진성 반도체에 입사시키고 자랑스러워 한다. 하지만 2년이 채 안돼 백혈병 환자가 돼 돌아온 딸을 끝내 자신의 택시 안에서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다. 진성 측은 전적으로 윤미의 잘못이라고 하고 돈 몇 푼으로 끝내려고 한다. 그러나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진성 측이 노동자들을 위험한 화학약품에 장시간 노출시키게 했던 부조리함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상구는 노무사(김규리) 등 비슷한 처지의 가족들과 함께 끝까지 싸운다.

박철민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제대로 발견하게 만드는 영화다. 캐스팅에 응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으리라 보인다. 감초 코믹 연기 전문이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필요없어 보인다. 딸을 연기한 박희정이나 아들 윤석 역의 유세형, 엄마 역의 윤유선, 진성 반도체 팀장 이경영 등 수많은 배우들이 노개런티에 열연까지 힘을 보탰다. 이 작품 하나로 국내 관객들은 기적과 같은 영화의 탄생을 보게 될 것이다. 2월6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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