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감] "발 없는 새" 장국영 13주기, 거짓말 같았던 죽음

하홍준 기자 2016. 4. 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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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 13주기 추모 발 없는 새 아비정전 영웅본색

[티브이데일리 하홍준 기자] “세상에는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날아다니다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쉬지. 평생 단 한 번 땅에 내려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야.” ‘아비정전’에서 읊었던 대사처럼 장국영(張國榮)은 ‘발 없는 새’가 돼 죽음을 맞았다.

흔히 그의 죽음을 두고 거짓말 같은 죽음이라고 한다. 2003년 4월 1일, 장국영은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24층 객실에서 투신했다. 하필 만우절이었다. 거짓말 같은 뉴스였다. 향년 47세.

장국영은 1956년 9월 12일 홍콩의 유명 양복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열 남매 중 막내였고, 손위 형이 8살 차이인 늦둥이였다. 유복한 가정이었지만 부모가 이혼해 외조모의 손에서 자라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세 때는 아버지의 강요로 영국에 유학한 적도 있었으나, 학업을 마치지는 못했다.

1976년 장국영은 홍콩 ATV가 주최한 음악 콘테스트에서 2등으로 입상하면서 가수로 데뷔했다. 1978년에는 ‘홍루춘상춘(紅樓春上春)’이라는 영화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무명으로 빈곤한 생활을 이어갔다.

장국영은 ‘영웅본색’(1986)과 ‘천녀유혼’(1987)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앨범 ‘풍계속취’와 ‘모니카’ 등은 3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가수로서도 인정을 받았다. 우리에게 장국영이 알려진 것도 이즈음이었다.

당시 그의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누아르나 액션, 무술 등 거친 남성들이 주를 이루던 홍콩 영화계에서 부드럽고 유약한 그의 이미지는 어느 누구와도 달랐다.

생전 장국영은 ‘아비정전’(1990)의 아비가 본인과 가장 많이 닮은 인물이라고 했다. 극 중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아비의 모습은 실제 그의 불우한 어린 시절과 겹치는 부분이다. 화장실에서 망치를 휘두르며 유리를 깨는 광기 어린 모습과 속옷차림으로 맘보춤을 추는 장면, 그리고 그의 죽음은 많은 이들이 장국영을 ‘아비’로 기억하게 했다.

이즈음 그는 잠시 은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첸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1993)로 복귀했다. 이후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1995)과 ‘해피투게더’(1997)에 출연하며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장국영은 몇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감독 데뷔를 준비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3년 4월 1일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던 탓에 다양한 루머들이 떠돌았다. 타살설부터 범죄조직과의 연루설, 동성애를 둘러싼 삼각관계, 우울증이나 영화 속 캐릭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일찍 생을 마감한 이들의 죽음이 대개 그렇듯 그와 관련된 여러 의문들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2003년 4월 5일, 그의 장례식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가 절정을 이룰 때 열렸다. 이 때문에 팬들은 검은 정장에 흰 마스크를 쓴 다소 기묘한 모습으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해야 했다. ‘영웅본색’의 연출을 맡았던 오우삼 감독만이 마스크를 벗고 예를 갖췄다.

올해로 그가 떠난 지 13년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재개봉 열풍에 고인의 추모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생전 작품들이 연이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디지털 배급은 지난 달 31일부터 ‘금지옥엽’과 ‘첫사랑’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는 장국영의 마지막 로맨스 영화인 ‘성월동화’를 역시 이날 단독으로 재개봉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과 3월 ‘영웅본색’과 ‘영웅본색2’가 재개봉 돼 관객들을 만났다.

SNS상에서도 그를 추억하는 팬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떠들썩하진 않지만 추모 분위기는 올해도 여전하다.

[티브이데일리 하홍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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