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하차 작가 "국정원에 불려갈까 무서워..감독이 대본 짜깁기"

2010. 10. 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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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김수현 작가라도 이랬을까요? 마치 태교 열심히 하고 배불러서 애를 낳았는데, 아이도 못보고 쫓겨난 기분이에요. 3, 4회 방송을 보곤 엉엉 울었어요. 제가 6회까지 써놓은 원고를 갈기갈기 찢어서 붙여놨더군요."

SBS 드라마 '대물'의 황은경 작가가 방송 4회만에 유동윤 작가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황 작가가 왜 하차했는지에 대한 갖은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대물'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면서 검찰이나 국정원에 불려가는 것 아닌지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14일 저녁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황은경 작가는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며 "오종록 감독과 의견차가 컸고, (지나치게 수정을 가해) 대본을 내 것이라 부를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하차를 결심했다"고 해명했다.

감독과의 의견 차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었는지에 대해 "정치적인 '외압'은 아니다. 다만 감독과 사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정치관, 국가관 등이 충돌했다. 예컨대 강태산(차인표)의 캐릭터를 둘러싼 시각차, 서혜림이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 등 모든 부분에서 엇갈렸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오 감독의 의지대로 대본을 수정했고, 세간의 화제가 된 "들판에 쥐새끼들이 득실거린다"는 대사 또한 오 감독의 것이라고 했다.

하차 시기는 SBS측의 말대로 방송 시작 전 결정된 것이 맞다. 7월 31일, 고현정 권상우 두 배우의 첫 대본 연습이 있는 날. 황 작가에게 (대본 연습에) 오지 말라는 통보가 왔다. 오 감독이 수정한 대본으로 직접, 연습을 진행하겠다는 얘기였다. "오 감독은 '작가의 무덤', '오작가'로 불려요. 이유없이 극중 이름이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작가의 초심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죠. 제가 하차한 건 그 때문입니다."

'정치적 외압에 의한 하차'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황 작가는 "외부의 힘은 없었다. 다만 초반 작업 시, 주변에서 '여자 대통령이되면 불편해할거다. 대통령 당선되는 과정만 그리는게 어떻겠느냐'는 반응 정도였다"고 했다. 작가가 정치에 민감한 부분을 겁도 없이 써서, 위험해서 교체됐다는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선 분노를 표했다.

"정치를 쓰고 싶었던게 아니에요. 뻔한 정치드라마를 만들지 말자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뉴하트'처럼 저런 의사가 있는 병원이라면 나도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치인의 음모 계략 중심이 아닌 일반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어요. 근데 나중엔 겁이 나더라구요. 제가 쓴 내용이 다르게 변질돼서 나가니까. 나중에는 이러다 대검중수부 국정원에 불려가는건 아닌가 불안감이 들 정도였어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드라마라는 반응에 대해선 "대한민국의 반은 여자, 반은 남자인데, 여자라면 무조건 박근혜 의원인가요. 나는 오히려 한명숙 의원이나 박영선 의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웃어넘겼다.

한편, 황 작가는 앞으로 오 감독이 자신의 대본을 방송화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의혹이 발생한다면, 작가의 명예를 걸고 6회까지 쓴 원고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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