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의 난은 외모지상주의 반감"

2009. 11. 1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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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 69% "키 중요해"… 겉치레문화 개선 계기돼야

'루저(loser)의 난'이 온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웃음이 본령인 예능프로그램에서 시작된 논쟁은 예상보다 날카롭고 매서웠다. 발언 당사자와 제작진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언론조정을 신청하는 이도 등장했다. 일련의 사건들의 본질은 과연 '180cm의 키'였을까.

이에 대해 한 심리학자는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키는 표면적 이유일 뿐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키는 결국 외모를 지칭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외모 혹은 물질을 중시하는 풍조가 저변에 깔려 있는 사건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필요 이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네티즌 역시 '홍대녀' 이모씨의 말 실수보다는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있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손가락질하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의 여성들은 배우자를 고를 때 외모 혹은 물질에 큰 비중을 두는 편이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24~33세 미혼 한일 남녀 각각 500쌍을 대상으로 2007년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배우자의 키가 중요하다"고 답한 일본 여성은 28.1%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 대해 한국 여성들의 68.7%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전체 순위로 따져보면 한국 여성은 이성을 평가할 때 능력 장래성 애정 순으로 본다. 반면 일본 여성은 성격 애정 가치관 순으로 남성을 판단한다. 이 심리학자는 "한국 여성들은 전반적으로 상대방의 경제적 능력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이는 9일 방송된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키에서 비롯된 '루저 논란'은 지협적인 문제다. 그 보다는 한국의 여대생들이 전반적으로 '여성은 자기 투자 비용이 많은 만큼 데이트 비용은 남성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수동적인 모습을 보인 게 더욱 큰 문제다. 공개적으로 발언이 나온 것 자체를 타박하기 보다는 부지불식간 뿌리 깊게 박힌 겉치레 문화를 고치는 것이 먼저다"고 꼬집었다.

이번 '루저의 난' 논란은 변하지 않는 인터넷 문화에 대한 비판도 낳았다. 루저 발언이 논란이 된 후 이씨의 신상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되며 또 다른 의미의 피해자를 낳고 있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씨가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유포되며 성난 '넷심'은 더욱 거세졌다. 이 심리학자는 "네티즌은 '홍대녀 역시 자신의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 '자신의 허물은 생각지 못하고 남만 탓하면 안 된다'고 꼬집고 있다.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 실상 그들 역시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칫 모두가 외모와 물질만능주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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