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대중문화 파워리더이미경-박진영-유재석의 힘

2008. 12. 29. 09: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황 심화, 독점 강화'

뿌리가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았다. 불황이 깊어질수록 CJ엔터테인먼트의 독주체제는 오히려 강화됐다.

CJ엔터테인먼트의 '뿌리'가 CJ그룹을 모태로 한 든든한 자금력이라면 줄기는 극장과 케이블TV 등 미디어 네트워크였다. CJ는 막강한 머니파워와 미디어 지배력을 바탕으로 방송, 가요, 영화, 공연 등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산업 전 부문을 이끌었다.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금융위기의 여파와 영화를 비롯한 국내 대중문화산업의 침체는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들을 흔들었지만, CJ엔터테인먼트는 그럴수록 각 부문에서의 점유율을 높였다. 오리온 계열 쇼박스 등 과거의 경쟁자들은 주춤하거나 퇴보하고 SKT, KT 등 새로운 강자들은 공세를 늦추고 침체된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CJ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영화ㆍ극장으로는 롯데, 케이블TV로는 오리온, IPTVㆍ가요음원 시장 등에는 SK, KT등이 있지만 CJ는 엔터테인먼트산업 전 분야를 망라한 유일한 '메이저'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떨쳤다.

'CJ제국'의 여제인 이미경(50) 부회장은 모기업인 삼성가의 일원이자 CJ 계열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실질적인 주인, 사실상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들로부터 3년째 최강의 파워를 인정받았다.

▶CJ의 독주와 한국영화의 침체

CJ엔터테인먼트는 한국영화의 투자ㆍ배급 시장에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40% 고지를 돌파했다. 외화를 포함한 전체 영화 시장에서도 30%를 넘겼다. 영회진흥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월까지 CJ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최고 흥행작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강철중' 등을 비롯해 모두 17편의 한국 영화를 배급했으며 이들 영화의 관객수는 전체 한국 영화 관객수의 43.1%에 달했다. '아이언맨''쿵푸팬더' '인디아나존스: 크리스털 해골 왕국' 등 주요 외화의 흥행작도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작이었다. CGV와 프리머스 등 CJ 계열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도 전체 극장의 30.2%, 전체 스크린의 37.3%(2007년말 기준)를 점유하고 있다.

케이블TV시장에서도 CJ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tvn을 비롯해 채널CGV, Xpotrs, Xtm, 엠넷, KM, 올리브, 챔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케이블 TV 채널이 모두 CJ미디어 계열사다. 공연으로는 올해 '캣츠' '지킬 앤 하이드' '미녀는 괴로워' 등 약 20편의 작품에 투자했다.

이미경 부회장을 최고의 파워리더로 꼽은 설문응답자들은 "콘텐츠 라인업에서 경쟁상대가 없다""완성도와 흥행성을 고루 갖춘 영화와 공연으로 선전" "투자의 총책임" "최강의 배급력"등의 이유를 꼽았다.

이처럼 CJ엔터테인먼트 이미경 부회장이 영화ㆍ극장 부문에서의 지배력을 발판으로 최고의 파워리더로 등극했지만 영화인들의 성적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이 부회장과 영화배우 송강호(9위)를 제외하고는 10위권에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빅 30에 오른 영화인들 중에서는 감독의 비중이 높았다. 영화계에서 감독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 단적으로 드러냈다. 올해 자신의 연출작이 없었음에도 박찬욱 감독이 11위에 올랐으며 '놈놈놈'의 김지운(15위), '강철중'의 강우석(18위), '추격자'의 나홍진(22위), '괴물'의 봉준호(25위)가 뒤를 이었다. 충무로의 제작자로서는 싸이더스FNH의 공동대표이자 한국제작가협회 회장인 차승재가 12위에 오른 것이 유일했다.

▶예능, 가요…'패떴' '노바디' 등 '킬러콘텐츠'의 산실

한국영화의 '영화'를 상징하는 1000만 영화가 2년째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킬러 콘텐츠'는 TV 예능프로그램과 가요에서 잇따랐다. '무한도전'에 이어 '패밀리가 떴다'를 히트시킨 국민MC 유재석은 압도적인 지지로 방송분야 최고의 파워리더로 꼽혔으며 전체 순위에서는 3위에 올랐다. '무릎팍도사' '1박2일' 등을 진행하며 유재석과 함께 예능 프로그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강호동도 5위에 올랐다. '무한도전'에서 '1박2일' '패밀리가 떴다'로 이어지는 한국형 리얼리티쇼의 인기는 파워리더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올 한해 국민들은 '패떴' '1박2일'을 TV, 케이블, 인터넷을 통해 무한히 '반복시청' 하고 원더걸스의 '노바디'를 입이 닳도록 흥얼거렸으며 노래방에선 이문세를 좋아했던 3040세대가 빅뱅의 '붉은 노을'로 1020세대와 입을 맞췄다.

대중음악 시장의 부활은 가요 제작자들과 가수들의 순위를 밀어올렸다. 미니 2, 3집과 정규 2집 등으로 올해 최다인 47만여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음반 시장 부활을 이끈 빅뱅은 '하루하루' '붉은 노을' '마지막 인사' '나만 바라봐' '날봐 귀순' 등 히트곡을 쏟아내며 가수로는 가장 높은 10위에 올랐다.

지난해 '텔미' 신드롬에 이어 '노바디'로 다시 한번 열풍을 불러일으킨 원더걸스는 13위에 랭크됐으며 4집 '미로틱'을 단일 정규음반으로는 최다인 32만장이나 팔아치운 동방신기는 27위를 차지했다. 원더걸스와 동방신기, 빅뱅의 제작자인 JYP 박진영,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은 각각 2, 4, 8위에 올랐다. 4년 만에 컴백한 서태지는 음반판매, 음원매출, 콘서트 및 각종 CF 수입으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26위를 차지했다.

가요 트렌드가 1020세대의 취향에 의존했다면 중장년 이상의 세대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친 이는 '안방극장의 여제'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작가 김수현이었다. '엄마가 뿔났다'로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6위에 랭크됐다. '비보이코리아' '대장금' '뮤직 인 마이하트' '달고나' 등의 공연을 제작한 송승환은 28위에 올라 공연계에서 상징적인 존재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올해 '고死'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영화ㆍ가요 제작자 김광수 엠넷 제작이사는 16위에 올랐다.

▶최시중, 손석희, 유인촌…정권 교체, 사회적 격변의 중심에 선 인물

10년만에 보수정권으로의 교체는 엔터테인먼트 파워리더 순위에도 영향을 끼쳤다. 방송통신위원장으로는 처음으로 최시중이 톱 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유인촌 장관도 지난 2003년 노무현 정권 초기 이창동 장관이 10위에 오른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순위권(29위)에 포함됐다. KBSㆍYTN 사장 선임 논란과 지상파 방송 대기업 참여 허용 등 굵직한 현안들에 쏠린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반영된 것.

'PD수첩' 등으로 올해 내내 사회ㆍ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MBC를 새로 진두지휘하게 된 엄기영 사장은 19위를 차지했다. 민영화 관련 이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낙하산' 인사 논란을 불러왔으며 선임 직후 대대적인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했던 이병순 KBS 사장은 21위에 랭크됐다.

주목할만한 것은 MBC 아나운서 출신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순위 상승이다. 지난해 30위에 올랐던 손석희 교수는 올해 17위에 올랐다. 논쟁적인 의제선택과 패널 선정, '끝장 토론'을 불사하는 과감함으로 100분 토론을 한국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정착시키며 400회까지 끌고 왔다. 촛불 시위나 경제 위기 관련 주제 등 100분 토론은 한국사회의 좌우 이념 지형도를 축약해놓은 논쟁의 장이었다.

▶허명보다는 실력…거품 빠진 스타파워

배우와 가수 등 스타들의 파워 순위는 한 마디로 '거품'이 빠졌다. 설문에 응한 엔터테인먼트 유력 관계자들은 해외무대에서의 활약보다는 국내에서의 흥행파워와 노출빈도, 연기력ㆍ작품성 등 실력을 우선으로 스타들을 평가했다. 송강호가 배우 중 가장 높은 9위를 차지했으며 '태왕사신기'의 배용준(14위),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강마에 신드롬을 일으킨 김명민(20위), '추격자' 김윤석(30위)이 뒤를 이었다. 여배우는 순위에 들지 못해 남자 배우 위주의 국내 영화계 제작 풍토를 보여줬다. 스타 시장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이었던 장동건, 이병헌, 김태희, 이영애 등이 순위권 밖으로 처졌다.

가수로는 비(24위)가 빅뱅, 원더걸스 등에 밀렸다. 할리우드 영화의 주연을 꿰찼고 아시아 시장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받는 것에 비해 배우로도 가수로도 내세울만한 킬러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한 게 지지도를 분산시킨 원인으로 분석된다. 연말 박신양 출연정지 등 배우들의 출연료 문제를 이슈화시킨 신현택 삼화네트웍스 대표 겸 드라마제작사협회장은 23위에 랭크됐다.

<엔터테인먼트부> 정리=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