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40% 돌파 '너는 내 운명' 욕하면서 보는 이유?

2008. 12. 26. 10: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ES 장상용 기자]

며느리를 쥐잡듯 하는 시어머니, 갑작스럽게 백혈병에 걸린 어머니를 위해 아내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철없는 남편, 이혼은 안 된다며 울면서 남편에게 매달리는 젊은 아내….

KBS 1TV 일일극 '너는 내 운명'(극본 문은아, 연출 김명욱)이 '막장 드라마' 대열에 들어섰다. 그러나 시청률은 성탄절에 40.4%(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 소리를 듣게 됐다. 시청률만 따지면 '엄마가 뿔났다'를 능가하고 있다. '너는 내 운명'이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된 이유는 뭘까.

입양아 출신 며느리가 눈물겨운 시집살이를 하는 모습을 그린 '너는 내 운명'은 억지스러운 스토리 전개와 초보 작가의 습작 아이템 수준인 뻔한 신파 구조, 출생의 비밀과 백혈병 등 막장 드라마가 애용하는 소재를 한데 모았다.

시청자들이 이런 드라마를 손가락질 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잘 알고 있는 제작진의 노림수 때문이다.

드라마의 통속성이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방식으로 제작하면 시청자들의 반응도 직접적으로 되돌아오기 마련. '너는 내 운명'을 담당하는 김형일 KBS 책임 프로듀서는 "어떤 드라마든 통속성, 즉 극적 성격이 있다. 포장을 하는 방식에 따라 세련되거나 세련되지 않게 드러날 수 있다"면서 "'너는 내 운명'이 감성을 너무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표현 방식은 작가의 스타일 문제로 본다"고 밝혔다.

SBS TV 일일극 '아내의 유혹' 역시 이런 스타일로 재미를 보고 있는 드라마다. 불륜과 복수, 극명한 선악 구도 등으로 성탄절에 시청률 24%대의 고공 비행을 했다.

시청자들은 막장 드라마의 캐릭터에 몰입한다. 이런 드라마의 캐릭터들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명확하게 나누어지는 특성을 갖는다. 시어머니 민정(양금석)은 가해자이고, 며느리 새벽(윤아)은 이 드라마의 대표적인 피해자다. 시청자들은 자신의 처지에 따라서 가해자와 피해자 중 하나 혹은 복수를 선택해 감정을 대입한다.

드라마는 현실성을 거의 상실하고 더욱 극적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배추 100포기를 하루 종일 소금에 절이게 하고, 혼인 신고서를 찢어버리는 악랄한 시어머니 역을 맡은 탤런트 양금석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런 시어머니가 어디 있나. 요즘은 오히려 시어머니가 며느리 눈치 봐야 한다"면서 "내가 맡은 역은 만화 같은 캐릭터"라고 말했다.

'너는 내 운명'의 시청자 게시판은 분명하게 두 부류로 나뉜다. '시어머니 죽이고 싶어!'라면서 시어머니를 경멸하는 쪽과 '호세씨 어머니, 새벽씨 그만 며느리로 받아 주세요, 불쌍해요'라며 새벽을 동정하는 쪽이다. 시어머니를 지탄하는 쪽은 가해자를 욕하면서 쾌감을 느끼고, 새벽을 동정하는 쪽은 새벽의 처지에 진한 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너는 내 운명'은 원래 이달까지 방송될 예정이었지만 시청률 상승에 힘입어 내년 1월까지 연장 방송된다.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박재정, '발호세' 연기력 논란 "내가 부족한 탓"

욕먹는 막장드라마 괴력 어디까지..너는내운명-아내의유혹 안방강타

'너는내운명' 성탄절도 막장드라마 위력발휘, 시청률 40% 육박

호세, 새벽에게 끝내 이별통보 "막장 드라마의 절정" 비난쇄도

욕하면서 보긴 왜 보나…'막장 드라마'의 심리학

[연말특집] 아듀 2008! 한 해동안 웃고 울게 만들었던 '올해의 뉴스'

중앙 엔터테인먼트&스포츠(JES)

- 저작권자 ⓒJES,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