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퇴짜 성현아, 끼리끼리 시스템의 희생양?

2008. 7. 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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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탤런트 성현아가 SBS TV '타짜'에서 퇴짜를 맞았다. 성현아는 드라마 제작사가 자사 연기자를 기용하려고 일방적으로 캐스팅을 무효로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자신의 블로그에 긴 글을 올려 좌절감과 무력감을 드러냈다.

연예업체는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면서 연예인 매니지먼트도 겸할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을 대거 보유한 대형 기획사들이 자기네 연기자들을 한 작품에 대거 투입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 같은 시스템의 희생양이 성현아일 수 있다.

연예기획사가 제작까지 겸업하면서 새로운 관례가 생겼다. 돈을 많이 들인 드라마에는 주인공, 등장인물이 많은 드라마에는 소속 신인들을 슬그머니 끼워넣는 식이다.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초록뱀미디어가 공동기획한 드라마 '로비스트'는 사실상 출연진도 공동기획했다. 예당의 장진영 한재석 유선이 '로비스트'의 주인공을 맡았다. 초록뱀의 자회사 젤리박스의 정경환 최명경 추상록 등이 조연으로 참여했다.

결국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로비스트'는 방송 전 히트를 확신한 드라마였다. 제작비 120억원을 쏟아부었다. 여기에 화려한 해외촬영 화면으로 기름칠, '대박'을 점쳤다. 동시에 땅짚고 헤엄칠 기회는 자사 연예인들 몫으로 떨어졌다.

싸이더스HQ도 MBC TV '고맙습니다'로 자사 탤런트들을 집합시킨 바 있다. 장혁 공효진 김성은 류승수 신성록 그리고 어린이 서신애까지 동원하며 '사내방송'을 방불케 했다.

신인은 더 수월하다. 올리브나인이 제작한 SBS TV '왕과 나'에서 요부 '장녹수'역으로 존재를 알린 오수민, KBS 2TV '쾌도 홍길동'의 박진아 등이 보기다.

SBS TV 주말극 '행복합니다'에 '지숙'으로 나오고 있는 채영인도 자사 제작 드라마를 통한 컴백 케이스다. 그룹 '레드삭스'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채영인은 '행복합니다'의 인기를 타고 주가 상승 중이다.

이처럼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을 탓할 수 없는 사연은 '타짜'에서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왕국 SBS'를 굳힐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다. 이미 만화, 영화로 흥행성을 확인한 대작이다. '쩐의 전쟁', '식객'등 유료관객이 검증한 작품은 상당부분 시청률을 선점한 채 출발할 수 있다. 더욱이 '정 마담'은 여자 탤런트가 섹시미를 뽐낼 수 있는 최적의 배역이다. 성현아로서는 두고두고 원통할 수 밖에 없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하윤금 책임연구원은 "제작사와 에이전시가 분리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 회사 사람을 캐스팅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라면서도 "이 같은 시스템에서 벗어나야만 소수에 의해 조정되는 국내 연예사업의 인력구조가 바뀔 수 있다"고 짚었다. "미국의 경우 제작사와 에이전시가 분리돼 있을 뿐 아니라 제작사가 에이전시보다 영향력이 세기 때문에 한국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겸업 시스템을 일본과 비교하기도 했다. "일본도 몇몇 거대 기획사가 제작까지 같이 하는 구조"라며 "연예·오락 산업이 소수에 의해 획일적으로 변해가는 일본처럼 한국 역시 다양성을 잃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관련사진 있음>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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