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프로 '커밍아웃', 무엇을 남겼나
성정체성 담론, 작지만 의미있는 사회변화
[OSEN=최현유 기자] 국내 최초로 동성애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 tvN '커밍아웃'이 30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사실 일반인들에게 일명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를 방송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었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우려의 시선들이 많았지만 '커밍아웃'은 성소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일정부분 누그려뜨렸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매회 출연자들의 아픔과 행복의 순간을 함께 하면서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작지만 의미있는 사회변화로 볼 수 있다. 특히 가족과 함께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담론의 장으로 태어났다.
'커밍아웃'은 심각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우팅(outing)'의 위협에 대한 대안으로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아우팅'은 '제3자가 어떤 한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 사람의 성정체성을 널리 알리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스타 연예인들을 향한 '아우팅'의 위협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뮤지컬과 영화로 유명한 '헤드윅'의 주인공이자 원작자인 존 카메론 미첼(46, 미국)은 '커밍아웃'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프로그램은 '우리는 모두 똑같다'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방송출연을 통해 '커밍아웃'한 주인공들은 매 순간 당당했다. 더 이상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게 되어 행복하다는 게 공통적인 소감이었다.
첫 회 출연자 이종현 씨는 "방송에 출연하면서 가족과 교회, 두 가지가 가장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어머니는 방송을 보고 우시면서도 '우리 아들 잘 생겼네' 하고 지지를 보내주셨고, 교회 목사님도 나를 올바로 아시게 되어 만족한다"고 출연후기를 밝혔다.
2회에서 방송인의 꿈을 전했던 김지후 씨는 리얼TV 시트콤 '발칙한 동거, 솔룸 메이트'에 캐스팅되어 화제를 낳았고, 7회에서 '최초의 게이커플 결혼식'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스무살 꽃미남 게이 나유정 씨는 방송 직후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문자수가 폭증해 일일 방문객 1,500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MC 홍석천은 "누가 방송에 나와서 얼굴을 공개하고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밝힐 수 있을지 처음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면서 "이제는 나와 같은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할 수 있어서 또 어려운 커밍아웃의 순간을 극복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희망'을 떠 올릴 수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30일 자정 방송될 마지막 회에서는 역대 주인공들이 모두 출연하여 '커밍아웃' 후 달라진 자신의 삶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y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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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커밍아웃' 역대 출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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