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한류열풍에 대한 역풍으로 일본내 '
혐한류(嫌韓流)'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일본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한국 콘텐츠에 일본 젊은이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2005년 한국을 폄하하는 내용을 담은 만화 '혐한류'(야마노샤린)가 출간돼 1,2권 합쳐 65만부나 팔렸다. 이를 기점으로 '한류의 위기'를 토로하는 국내 미디어의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혐한류라는 것이 미디어의 과장에 의한 허상일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평론웹진 '재팬 포커스'는 '혐한류의 실체'에 관해 의미있는 논평을 게재했다. 일본인 사마모토 유미와 미국인 맷 엘런이 글을 썼다.
"한국에 대한 애정과 혐오는 동일한 상업주의 마케팅 전략, 그리고 미디어 효과에 의해 일어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혐한류를 일본내 '인터넷 운동'의 일환으로 분석한 것이다. "특정 운동의 내용에 대한 현실참여로서가 아니라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운동일지라도 그 엔터테인먼트 가치로서 조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인터넷을 강타한 '쇼난 고미 히로이 호우 카이'라는 운동을 예를 들었다. 커뮤니티 사이트 '2채널(ch)'의 네티즌 수백명이 후지TV가 진행하던 해변청소 이벤트 직전 자기들끼리 먼저 청소를 해버린 사건이다. 메인스트림 미디어를 당황하게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위 평론은 "인터넷 운동이라는 것은 이렇게 소모적이고 공격적이고 무의미한 일이다"고 해설했다. "따라서 인터넷에 기반을 둔 혐한류도 내셔널리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만화 '혐한류'를 베스트셀러로 만들어낸 운동도 진지한 내셔널리즘 동참이나 반한 선언이 아니라 그저 실제세계를 인터넷 운동으로 한번 흔들어대는 것에서 흥미를 찾으려 했다"는 것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서점에 '혐한류'를 비치하거나 그것을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넣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거나, 그 책의 유통에 대해 서점 직원과 이야기를 주고받거나 혹은 만화카페에 '혐한류'를 비치하라고 요구하면서 벌어진 대화들을 인터넷으로 옮겨 적으며 즐겼다.
심지어 '혐한류'를 도서관에 기증한 후 다시 도서관을 찾아 그 책을 찾아달라고 요구한 일본인도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부지런히 인터넷으로 올라와 엔터테인먼트 형태로 소비됐다.
"이런 유치한 즐거움은 민족주의를 지지하고 소비하는 것과는 다르다. 일본 네티즌들의 관심은 '혐한류'의 내용에 온전히 일치돼 있다고 보기 힘들며 그저 기존 체제에 대한 반항일 뿐이다"는 주장이다.
"결국 혐한류는 그 책의 이데올로기적, 내셔널리즘적인 내용에 의해 팔린 것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를 주는 상업적 상품으로 또는 뉴스가치라는 부가가치로 팔렸을 뿐이다"이라고 규정했다.
혐한류라고 호들갑을 떨며 위기상황을 자처한 국내 미디어가 고민해 봐야 할 지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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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기자 y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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