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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OUT] '소금인형' 박경렬감독, '첫방송을 외면한 이유?'

스포츠서울 | 입력 2007.01.14 12:42

 




[스포츠서울닷컴 | 김용덕기자] SBS드라마 '소금인형'의 주사위가 던져지던 지난 12일. 촬영현장 분위기가 예사롭지는 않을 것이라 예감했지만 염치불구하고 무조건 현장으로 향했다. 황수정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만큼 직접 눈도장을 찍어놓기 위해서였다. 밤샘촬영이 일상화 된 곳이라 각오를 단단히 했지만 '소금인형'의 촬영은 새벽 6시30분에 시작돼 꼬박 12시간이 지난 다음날 새벽 6시30분에야 끝이 났다.

황수정이 '소금인형'의 겉으로 보이는 운명을 쥐고 있다면, 보이지 않는 결정적 운명을 쥐고 있는 인물이 한명 있다. '소금인형'의 촬영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박경렬 감독이다. 첫방송이 있는 날이어서인지 기자를 발견한 박감독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드라마 속에 빠져 버렸다.

한장면 한장면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가만히 그를 지켜보고 있자니 지금까지 만났던 감독들과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다. 현장에서 목소리가 제일 크고 배우들을 호통까지 치면서 촬영하는 감독들만을 만나서였을까? 박경렬감독은 너무나 평범해 보였다. 몇몇 스태프들과 나누는 대화를 듣자니 고요한 바다같은 느낌이다.

박감독이 적극적으로 요동치는 순간은 대본 리허설에 돌입하는 순간부터.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연기는 모든 사람을 집중시키는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술을 마시는 장면 하나를 촬영하면서도 그는 직접 술잔을 들고 마시는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 보였다.

박경렬감독의 진가가 드러났던 작품은 2002년 SBS드라마 '야인시대'와 '장길산'. 어떻게 이렇게 조용한 현장을 지휘하며 그렇게 큰 액션물을 연출했나 싶다. 특집드라마 '엄마의 전성시대' '하노이의 신부'등도 박감독이 연출한 작품. 오랫동안 현장밥을 같이 먹었다는 스태프들은 박감독을 한결같이 '너무나 다정스러운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심지어 익명을 요구한 한 스태프는 부끄러움 너무 잘타는 스타일이라고까지 증언했다.

한창 촬영이 진행되던 12일 저녁 8시 50분 쯤. 촬영이 잠시 중단되고 '소금인형'의 첫방송을 지켜보기 위해 현장의 모든 스태프들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들었다. 하지만 잠시후 주위를 둘러보니 박경렬감독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방송이 시작된 후에야 촬영장 한구석에 앉아있는 그를 발견할수 있었다.

"왜 함께 첫방송을 보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감독은 스스로 "워낙 수줍움을 많이 타서 같이 못보겠다"라며 "잠시라도 시간이 날때 콘티를 만들어 놓아야한다"면서 열심히 대본에 집중했다.

'소금인형'의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된 시각. 어느 순간 스태프 사이에 서서 자신이 만든 드라마를 보고 있는 박감독을 발견했다. 다소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는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어디라도 숨고 싶을 정도다. 그 정도만 해달라"면서 다시 콘티작업을 하던 책상으로 돌아갔다.

마약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른 연기자 황수정을 5년 5개월만에 브라운관으로 불러들인 박경렬감독. 그는 사실 '소금인형'의 흥행과 황수정의 재기성공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떠안고 있다. 다르면서도 똑같아 보이는 이 숙제는 그의 다정다감하고 원숙한 조용함처럼 어느 순간 완벽하게 해결될 듯 하다.

zoom69@sportsseoul.com

< 사진ㅣ서울 =김용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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