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미애 기자]'쌩얼'(화장기 없는 맨얼굴)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번듯한 쌩얼 사진 한 장 갖고 있지 않으면 미인 축에도 낄 수 없다. 노메이크업 상태론 스냅 사진 한 장 찍기도 꺼려하던 연예인들이 이제는 쌩얼 사진을 개인 블로그에 올려놓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팬들은 쌩얼이야말로 진정한 미인을 가려내는 잣대라며 입수한 쌩얼 사진을 경쟁하듯 인터넷에 유포시키고 볼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사진을 놓고 나름의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그들이 세워놓은 '쌩얼 미인'='진정한 미인'은 단순한 등식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지수가 개입된 방정식과도 같다. 보이지 않는 미지수는 쌩얼과 대비되는 설정, 편집 등 인위적인 작업을 포함한다.
인터넷에 유포된 쌩얼 사진 중 이상하게 찍힌 걸 본 적이 있나. 쌩얼 사진은 본인이나 측근들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그럴 일은 거의 없다. 보통 사람들도 이상하게 나온 사진은 없애 버리기 일쑨데 하물며 이미지에 살고 죽는 연예인들이야.
맨얼굴보다는 꾸민 얼굴이 더 예쁘다. 메이크업을 다한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도 마음에 들지 않은 사진이 나온다. 그런 사진들을 놓고 언론사와 연예인들 간 벌어지는 마찰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사진 때문에 울고불고 했다는 연예인도 많다.
쌩얼 사진은 용감하게 올리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곱게 단장한 사진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삭제해달라고 요구한다. 요구들 중 태반은 무리한 것들이 많다. 이러한 모순적인 행동이 발생하는 까닭은 쌩얼 사진이 스타들의 이미지 관리 또는 홍보의 수단으로 변질됐기 때문이다.
잘 나온 쌩얼 사진 한 장이 화보 사진 여러 장보다 홍보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그리고 쌩얼 사진 자체가 갖고 있는 희소성이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점도 홍보에 이용되는 이유가 된다.
이에 대해 정덕현 OSEN 대중문화 평론가는 쌩얼 열풍을 가리켜 '
루키즘'(lookism,
외모지상주의)의 결정판이라 설명했다. 그는 "쌩얼 열풍은 지난해 성형, 얼짱/몸짱 열풍과 올해 초 동안 열풍을 거쳐 탄생된 외모지상주의의 발전된 모습"이라며 "성형, 얼짱/몸짱, 동안 열풍이
스타 마케팅에 많이 이용됐던 것처럼 '쌩얼' 열풍 또한 현재 그러한 경향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타들이 노래나 연기 등 노력이나 실력보다도 외모로 승부를 보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시작은 '쌩얼 미인'='진정한 미인'이라는 등식을 기반으로 팬들의 순수한 동기에서 출발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가히 열풍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오늘날의 쌩얼 사진 양상은 그것에 열광하는 팬들의 심리와 팬들의 입맛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스타 마케팅과 맞아 떨어지면서 인위적으로 대량 유포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다. 다만 팬들의 순수한 동기가 그들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변질되고 또 상업적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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