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의지 밝힌 '무한도전' 그들이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뉴스엔 박정현 기자]MBC 파업이 5월 14일 오전 9시 부로 종료됐다. 기대를 모았던 '무한도전'은 편집 문제로 15일까지 스페셜(재방송)로 대체된다. 이날 오전 '무한도전'은 지난 2007년 1월 방송됐던 '초심으로 돌아가자' 특집을 재방송 했다.
이는 방송에 복귀한 '무한도전' 제작진의 의지로 해석되며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무한도전'의 초심이란 무엇일까? "대한민국 평균 이하 여섯 남자들의 좌충우돌. 리얼한 모습, 최선을 하다하는 모습으로 최고의 웃음과 감동을 전하겠습니다"는 것이 '무한도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밝힌 제작의도. 초심이다.
무언가 이상하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시간과 함께 사라진 첫 다짐. 현실의 타성에 젖어 힘을 잃고 왜곡된 최초의 의도를 다잡자는 의미이다. '무한도전'은 무엇을 잃어버린 것일까? 무엇이 변했을까?
물론 그들은 변했다. 국민 MC 유재석은 물론이고 출연자 대부분이 '듣보잡'에서 국내 최고의 MC군단이 됐다.
박명수의 말 한마디가 연예계 이슈로 떠오른다. 정준하는 오랜 공백을 깨고 다방면서 활약 중. 정형돈은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노홍철은 길거리에서 벗어났다. 리쌍 길은 예능계의 블루칩이 됐고 하하는 소집해제와 동시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리고 김태호 PD는 최고의 예능 PD의 반열에 오르며 유명세를 탔다. '천재'로 불린다.
자연스레 그들에겐 막강한 영향력이 생겼다. 그들의 행보 하나하나가 관심의 대상. 사회적 이슈가 된다. 같은 맥락에서 '무한도전'은 MBC 노조 파업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을 통해 노조에 지지표명을 했다.
이런 관심이 필요이상의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무한도전'의 현실 풍자는 일부 보수 세력의 눈에 고깝게 비춰졌던 것. 그들은 제작진이 '좌편향'이라 주장했다. 지난 MBC 사장 선출 과정에선 'PD 수첩' 등과 함께 퇴출 후보로 거론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송심위)로부터 '막말 징계- 별명 퇴출' 당했다.
어찌 보면 그들의 현실 풍자는 대단히 일반적인 코미디이다. 국회를 배경으로 한 "소들아 일 좀 해라" 또 "미국산 소 쓰러지듯"등의 풍자는 당시의 시대상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코미디에서 얼마든 소재로 쓸 수 있다. 표현의 자유는 대한민국 사람 누구나 갖는 기본권이다.
그러니 '무한도전'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유명세 때문에 유형 혹은 무형의 압력을 받고 있다. 또 유명세에 묶여 사회 풍자라는 당연한 표현의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다. '무한도전'이 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각이 변했다.
다시 그들이 말한 '초심'을 생각해 보자. 변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세상. 그 세상에 의해 '무한도전'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었다면 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라면. '무한도전'이 말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무한도전'의 초심을 가로막고 있는 세상에 대해 정면 돌파의 의지를 비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기대된다. (사진 제공= MBC)
박정현 pch46@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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