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거리 유세에 교육청 직원·교장 등 동원
6·4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문용린 후보의 거리 유세에 교육청 직원과 일선 학교 교장·교감 등이 동원된 사실이 확인됐다.
공직선거법(60조)에 따라 국가공무원·지방공무원은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유세에 동원할 수 없지만 현직 교육감의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앞에서 열린 문 후보의 거리유세에는 200~300여명이 운집했다. 오후 7시20분쯤 유세장에 도착한 문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교육감은 문용린"이라고 외치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의 말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유세장에서는 열렬한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곤 했다.
그러나 행인이나 선거운동원 외에 이곳 거리 유세장에는 서울교육청 관계자에 의해 동원된 서울지역 교육지원청 교육장과 직원, 일선 학교 교장·교감·교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의 강남역 거리유세에 참석한 서울지역 ㄱ교장은 "교육부 내선전화를 통해 '27일 오후 7시에 문용린 후보 선거 유세가 있으니 참여해달라'는 식으로 얘기를 해 오게 됐다"며 "강남역 주변만이 아니라 멀리 (서울의) 서부·북부·남부 교육청 직원과 관내 교장들도 현장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볼 때 거리유세에 참여한 사람들 중 90명 정도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라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연히 참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유세장 참여 독려는 교육청·학교 등을 연결하는 교육부의 내선전화 '행정마을'로 교육지원청과 학교 교장 등에게 참여를 독려하면 이들이 다시 교사·공무원 등에게 참여토록 하는 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역 유세 현장에 나온 ㄴ교사는 "최근에 일반 교사들의 정치 참여를 정부 차원에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들어 처벌하려고 하지 않느냐"며 "유세 현장에 오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교육청 차원에서 관내 공무원·교장 등을 동원하는 것엔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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