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9] 정몽준 "잃어버린 3년" 박원순 "市政실적 많아"
6·4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치열한 어젠다(agenda·의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정(市政) 성과'와 '안전' '개발'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3년간 한 일, "없다" 대 "많다"
정 후보는 25일 건대입구역 근처 길거리 유세에서 "박원순의 (시장 재임 기간) 3년은 '잃어버린 3년'"이라고 했다. 시정 성과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공동본부장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가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서울시 살림살이를 잘해서 채무를 3조2500억원 줄였다'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 출신 오세훈 전 시장이 마곡지구 개발을 하느라 빚을 졌는데 그 분양 대금이 박 후보 재임 중에 들어오면서 빚이 저절로 줄어든 것이지 박 후보가 노력해 갚은 게 아니라는 얘기다. 김 의원은 또 "박 후보가 임대주택 8만호 건설 약속을 초과 달성했다고 하는데 책상 위에서 인가(認可) 도장만 찍으면 건설됐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오 전 시장이 빚을 내 산 마곡지구(부지)를 박 후보가 잘 개발해 분양했다"며 "박 후보가 전(前) 시장의 빚을 갚은 것"이라고 했다. 임대주택 8만호 공약의 달성 기준을 기존의 '준공 대비 80% 공정 도달'에서 '인가'로 변경한 것에 대해서도 "국토교통부 기준에 맞춰 통계를 통일한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 측은 "이명박 전 시장이 재임한 2006년 6월까지 서울시 채무는 7조8173억원이었는데 오 전 시장 임기를 마친 2011년 10월 현재 서울시 채무는 19조9873억원으로 늘었다"며 "박 시장은 3조2000억원가량의 채무를 줄였고 올 연말이 되면 7조원가량의 채무를 줄일 예정"이라고 해왔다.
◇'급식' '지하철 공기' 안전 공방
세월호 사고 이후 야권(野圈)이 안전(安全)을 이슈로 '앵그리 맘(angry mom·분노한 엄마들)' 계층을 집중 공략하는 전술을 구사하자 정 후보 측은 '농약 급식' '지하철 공기 질(質)' 등을 무기로 박 후보를 향해 역공(逆攻)을 가하고 있다.
정 후보 측 이수희 대변인은 지난 24일 논평에서 "감사원 감사에서 농약이 묻어 있는 식재료, 세제가 남아 있는 식판 등 (박 후보의) 무상 급식이 먹을거리 안전의 사각지대였음이 드러났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농약이 검출된 농산물에 대해서는 공급 차단 조치를 시행해 왔다"며 "이미 서울시가 개선 대책을 시행 중인데, (정 후보 측이)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세를 펴고 있다"고 했다.
두 후보는 지하철 공기 질 문제와 관련해 각각 '이산화탄소·미세 먼지가 기준치를 초과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박 후보 측에서 환기 시설 가동을 지시했다.(정 후보)' '근거 없는 소문일 뿐(박 후보)' 등으로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개발' 논란
정 후보는 '용산 개발 재추진' 공약을 추진하고 있다. 용산 부지 14만평에 대한 종합 계획을 수립한 뒤 3~4개 구역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 후보 측 관계자는 "박 후보가 새누리당 출신 오 전 시장이 하던 사업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방치해 왔다"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은 "용산 개발을 박 후보가 방치한 적이 없다"며 "서부이촌동 지역과 코레일 부지 중 코레일 부지를 먼저 개발하는 분리 개발을 추진 중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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