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김종인과 1시간 따로 만났지만.. 경제 민주화 이견 못 좁혀

최재혁 기자 2012. 11. 12.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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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金위원장의 의견 공식 거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11일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저는 일관되게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확인을 했다"며 "한 마디로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는데 기존 순환출자는 그대로 둔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어 "(대기업들이) 기존 순환출자의 고리를 전부 다 끊기 위해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것보다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는 것이 도움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후보가 선거운동을 독려하는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이런 얘기를 꺼낸 것은 최근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규제 문제를 놓고 김종인 <사진>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빚어온 혼선을 정리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방안을 박 후보가 당 회의석상에서 공식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 앞서 1시간가량 만났으나 기존 순환출자 문제를 포함한 일부 경제 민주화 방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장에는 김 위원장 자리도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선대위 회의가 끝난 뒤 '김 위원장과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사전에) 얘기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당론이 결정돼서, 조만간 정리해 발표하겠다. 정리가 됐다"고만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본지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경제 민주화에 대해선 더 이상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당 회의에서 나온 박 후보의 언급에 대해 "박 후보가 그렇게 가겠다고 결심한 이상 가타부타할 얘기가 없다. 내가 얘기하고픈 것은 이미 전달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위기를 위기로 보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 대선처럼 우리 대선도 비주류가 주류를 압도할 것인데 현실을 냉정하게 보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를 계속 도울 것이냐'는 질문엔 "그런 건 물어보지 마라.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적당히 판단할 사람이다"고만 했다. 그는 "누구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고 하는데 바라는 것 없이 왔다가 도와줄 만큼 도와주는 것일 뿐"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일단 12일 예정된 국민행복추진위 회의에는 참석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최근 "(박 후보의) 경제 민주화 의지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다"는 일부 인사의 얘기에 웃으며 "제가 그럴 리가 있나요"라고 했다고 한다. 박 후보의 참모들은 "두 사람이 갈라서는 '사태'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며 희망 섞인 전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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