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김종인과 1시간 따로 만났지만.. 경제 민주화 이견 못 좁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11일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저는 일관되게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확인을 했다"며 "한 마디로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는데 기존 순환출자는 그대로 둔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어 "(대기업들이) 기존 순환출자의 고리를 전부 다 끊기 위해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것보다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쓰는 것이 도움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후보가 선거운동을 독려하는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이런 얘기를 꺼낸 것은 최근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규제 문제를 놓고 김종인 <사진>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빚어온 혼선을 정리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방안을 박 후보가 당 회의석상에서 공식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 앞서 1시간가량 만났으나 기존 순환출자 문제를 포함한 일부 경제 민주화 방안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장에는 김 위원장 자리도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선대위 회의가 끝난 뒤 '김 위원장과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사전에) 얘기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당론이 결정돼서, 조만간 정리해 발표하겠다. 정리가 됐다"고만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본지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경제 민주화에 대해선 더 이상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당 회의에서 나온 박 후보의 언급에 대해 "박 후보가 그렇게 가겠다고 결심한 이상 가타부타할 얘기가 없다. 내가 얘기하고픈 것은 이미 전달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위기를 위기로 보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 대선처럼 우리 대선도 비주류가 주류를 압도할 것인데 현실을 냉정하게 보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를 계속 도울 것이냐'는 질문엔 "그런 건 물어보지 마라.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적당히 판단할 사람이다"고만 했다. 그는 "누구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고 하는데 바라는 것 없이 왔다가 도와줄 만큼 도와주는 것일 뿐"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일단 12일 예정된 국민행복추진위 회의에는 참석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최근 "(박 후보의) 경제 민주화 의지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다"는 일부 인사의 얘기에 웃으며 "제가 그럴 리가 있나요"라고 했다고 한다. 박 후보의 참모들은 "두 사람이 갈라서는 '사태'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며 희망 섞인 전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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