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文 '먹튀방지법' 수용..새누리 '당혹'

김민자 2012. 10. 3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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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먹튀법'받을테니 투표시간연장 함께 처리하자"새누리, 투표시간 연장에 정치적 부담커 사실상 거부

【서울=뉴시스】김민자 장진복 기자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31일 후보 사퇴 시 국고보조금을 환수하자는 '먹튀 방지법' 과 투표시간연장 관련법안 개정을 동시에 처리하자는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의 제안을 전격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정작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 하며 한발빼는 당혹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새누리당이 이정현 공보단장을 통해 공식 제기한 '후보 중도 사퇴시 선거보조금 미지급 법안'을 수용하겠다"면서, 대신 투표시간 연장법안 처리를 주문했다.

앞서 이 공보단장은 지난 29일 "대선 후보로 출전도 안하면서 후보로 등록해 150억원의 혈세를 먹고 튀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나라도 아니고 국가도 아니다"면서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연장 관련 법안 개정을 동시에 처리하자"고 제안한바 있다.

◇문 후보측, 투표시간 연장 위해 전략적 선택한 듯

문 후보가 먹튀방지법을 수용한 것은 새누리당이 강력 반대하고 있는 투표시간 연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문 후보는 '투표시간 연장을 위해 먹튀방지법을 받자'는 선대위 의견을 듣고 이를 즉각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투표시간 연장을 통한 국민 참정권 확대를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회피하다 못해 제기한 편법"이라면서도 "투표시간 연장법안을 대선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 판단했다"고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문 후보는 정당의 이익보다 국민의 참정권을 지키는 것이 훨씬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요구를 대승적으로 수용키로 했다"며 "이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정기국회에서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법 개정과 후보 사퇴 시 선거보조금 미지급 법안을 함께 합의 통과시키는 데 진심으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앞두고 있는 문 후보가 후보등록(11월25일) 이전 단일화를 관철시키기 위해 '먹튀방지법 수용'이라는 배수진을 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민주당은 후보등록 이후 사퇴 시 152억6000만원에 달하는 국고보조금을 다시 내놓아야 한다. 안 후보 측에는 "어떻게든 후보등록 이전에 단일화를 하자"는 무언의 압박(?)을 한 셈이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문 후보로 단일화가 되면 후보등록 시점과 상관없이 선거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즉 후보등록 이전에 단일화를 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이 법안이 통과되도 문 후보가 전혀 피해볼 게 없다는 얘기"라면서 "안 후보 측에 조기 단일화를 압박하는 일종의 배수진 전략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는 단일화 경선에서 이길 것으로 확신하지만 선거를 어떻게 장담할 수 있겠나. 위험부담을 안고서 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 "이 단장 개인의견, 현실적인 것 따져봐야"…한발빼

새누리당은 이 공보단장의 발언을 '개인 의견'으로 규정하며 서둘러 발을 빼려는 모습이다.

투표시간 연장조치가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새누리당측에서는 민주당측의 이번 '전격 수용'이 뜻밖의 상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수용'조치를 사실상 거부하고 나섰다.

박선규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브리핑을 갖고 "두 법이 같이 연계 돼 갈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하나는 선거법이고 하나는 정치자금법이다. 여야간 합의점을 찾아야 하고 현실적인 것을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단장의 주장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가'를 묻는 질문에 "이 문제에 대해 기사가 나갔을 때 이 단장과 얘기를 하며 확인을 했다"며 "개인적인 입장을 전제했다고 이 단장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 (법 개정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면서 "이정현 공보단장은 국회에 들어가있지 않는 상태다. 개인적으로 고민을 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재차 "법에 관한 문제는 여야간 의원들이 마주앉아 풀어야할 문제"라면서 "국회에 대해 이렇게 얘기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이 단장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서는 "문 후보의 입장을 환영한다"며 "여러차례 말한 대로 새누리당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보완을 위해 언제든지 야당과 마주앉아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투표율 연장에 한해서만 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변인은 "협의의 대상은 시간 연장 뿐 만 아니라 접근성 강화, 유권자 인식 제고 등 종합적인 것이 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한구 원내대표 역시 "이 단장이 그런 얘기를 했는지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면서 "투표율을 올려야하는 것은 맞지만, 과연 투표시간 연장이라는 방법밖에 없는 지는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새누리당에 투표시간 연장을 촉구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선대위 중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이제 와서 자신의 말을 뒤집고 발을 빼려고 한다면 이는 공당의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rululu20@newsis.comviviana4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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