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유권자 7%만 '한 표'…1명당 33만원 들었다

세계일보

[세계일보]11일(한국시간) 종료된 18대 대통령선거의 재외국민 투표율이 71.2%로 집계됐다. 재외국민투표가 처음 도입된 4·11총선 투표율(45.7%)보다 껑충 뛰었다. 하지만 전체 재외국민 유권자 대비 투표율은 고작 7.1%에 그쳤다. 지난 총선에 이어 또다시 재외국민투표의 실효성 논란과 함께 보완 요구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 투표자 신고·등록을 한 재외선거인 22만2389명 중 15만8235명이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세계 110개국 164개 공관에서 투표를 마쳤다. 대륙별 투표율은 유럽이 77.2%(1만8623명)로 가장 높았고 미주 72.9%(5만3614명), 아프리카 70.8%(2407명), 아시아 69%(7만7931명), 중동 67.9%(5660명) 순이었다.

이번 대선 재외국민투표는 총선보다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듯 유권자 등록률(5.53%→10.01%)과 투표율(45.7%→71.2%) 모두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223만3000여명이나 되는 전체 재외 유권자 수에 비춰보면 투표율은 7%대에 불과하다. 지난 총선 때 투표율(2.5%)은 더 낮았다. 당초 박빙승부를 예상해 재외국민 표심잡기에 팔을 걷어붙이겠다던 여야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 동포들에게 내국인과 동등한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재외국민투표의 취지를 무색게 하는 대목이다.

재외선거인의 구성비율을 보면 더욱 그렇다. 이번 대선에 등록한 재외국민 유권자 중 주민등록이 없는 '재외선거인(해외 영주권자)'은 19.4%(4만3201명)에 그쳤다. 그 대신 해외 주재원과 유학생, 여행객 등 '국외부재자(단기 해외 체류자)'가 80.6%(17만9188명)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납세자도 아니고 투표 참여도도 낮은 해외 동포를 위해 막대한 국민 혈세를 들이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유권자의 소중한 표를 돈으로 환산하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재외국민투표 비용이 엄청난 것은 사실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대선의 재외국민투표 관련 예산은 530억원으로, 투표자 수로 나눌 경우 표당 약 33만원이 투입됐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내국인 투표자 표당 관리비용(약 1만2000원)을 감안하면 21배가량이나 많이 소요된 셈이다. 지난 총선 때 재외국민 투표자의 표당 관리비용은 무려 51만8000원이나 들었다.

하지만 재외국민의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재외선거인의 경우 우편접수가 불가능하고 재외공관을 직접 방문해 투표해야 하는 등의 장애물이 많은 탓이란 지적도 많다. 이에 따라 정치권이 도입 취지에 맞도록 재외국민투표 활성화를 위한 보완 입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선관위 관계자는 "우편접수를 확대하고 투표 접근성을 수월하게 하도록 재외공관 외에도 투표소를 많이 늘리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강은·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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