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없고, 영향력 없고, 변함 없고…‘3無 TV토론’

문화일보

10일 열린 18대 대통령 선거 경제·복지·노동·환경 분야 TV토론회는 경제비전이 없고, 유권자에게 영향력도 없으며,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태도 변화도 없는 '3무(無)' 토론회로 평가되고 있다. 후보들은 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쳤지만 정작 경제 침체 국면을 극복할 대책이나 경제 성장 비전을 내보이지 못했다. 자연스레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지난 4일 첫 번째 토론회에서 부적절한 토론 태도로 논란을 빚은 이 후보는 여전히 이죽거리는 표정을 계속 보이는 등 근본적 태도에서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경제비전 빠진 토론회=박근혜 새누리당·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모두 자신들 공약의 일부만 소개한 뒤 상대 공약을 깎아내리기에 급급했다. 당장 예상되는 경제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전략과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내영(정치외교학) 고려대 교수는 1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개별 정책별로 뭘 하겠다는 이야기는 있는데 큰 그림을 제시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는 부족했던 것 같다"며 "경제와 복지, 노동이 다 연계된 분야인데 분야 전체를 아우르는 그림을 제시하는 후보가 없어 후보 간 차별화도 안 됐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도 토론회 후 성명서에서 "무엇보다 토론회에서 부족했던 것은 후보들이 주장하는 공약의 구체성과 실현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유권자 마음 못 얻을 듯=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2차 토론회가 박빙 대선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전체 유권자의 5∼7.5%(150만∼200만 명) 되는 부동층을 노리는 TV토론이어야 하는데 정작 부동층에 호소할 수 있는 정책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부족했다"며 "부동층을 움직이기에는 미흡한 TV 토론"이라고 밝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도 "두 후보 모두 무난하게 해서 결과적으로 콘텐츠, 토론주도력, 스타일 등 감성적 측면까지 두 후보가 얻은 점수가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사회여론조사본부장은 "지지층 결집 효과 외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잘라말했다.

신율(정치외교학) 명지대 교수는 "주제에 벗어난 이야기가 너무 많았고 토론 방식도 적절치 않아 후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도 잘 알 수 없고 정책적 차별성도 드러나지 않았다"며 "세 후보 모두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 실패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변함없는 이정희=이 후보에 대해서는 4일 열린 1차 TV 토론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는 없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토론회에 미치는 영향력도 1차 토론보다 못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박 후보가 대답할 때마다 특유의 이죽거리는 표정이나 말을 끊고 되받아치는 모습, 윽박지르는 말투는 여전했다"며 "자기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박 후보를 상처내 문 후보를 은연중에 돕겠다는 전략을 갖고 나왔다면 그 전략은 실패"라고 밝혔다. 배 본부장은 "이대로라면 오는 16일 3차 토론에 이 후보가 나와도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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