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밀착취재 일주일, 친절한 朴·따뜻한 文

이미호|박광범 기자 2012. 12. 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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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선거운동 동행기..분초 다투는 일정에 캠프는 미디어 전쟁

[머니투데이 이미호기자][대선 선거운동 동행기..분초 다투는 일정에 캠프는 미디어 전쟁]

"박근혜 후보가 드실 거예요. 샌드위치 하나만 빨리 주세요."

1일 오후 1시 경남 창원시 창원역 맞은편 제과점. 빨간 목도리를 두른 새누리당 관계자가 헐레벌떡 샌드위치를 포장해 갔다. 경남지역 유세에 나선 박근혜 대선후보가 먹을 점심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 시내 기사식당에서 서둘러 끼니를 해결하기 일쑤다. 체력소모가 많다보니 늘 배가 고프다. 재래시장 음식을 맛있게 먹는 장면도 연출만은 아닌 셈이다.

정치의 꽃이 선거라면 선거의 꽃은 대선. 그 대선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시작부터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일주일을 보냈다. 바깥 기온이 올겨울 최저치를 경신하는 사이 정치권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 나날을 보내면서 에피소드도 적잖다.

후보는 체력싸움, 캠프는 두뇌싸움, 현장은 시간싸움=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는 분초를 다투는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7일 대전·세종시와 공주·논산·부여·보령 등 '충청권 공략'에 이어 전북 익산과 전주를 찾는 등 이른바 '호남선' 라인 구석구석을 훑었다.

문재인 후보는 같은 날 서울에서 출발, 부산과 경남 창원을 방문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유세를 펴는 '경부선' 유세로 하루를 보냈다.

후보들이 이처럼 몸이 부서져라 바삐 움직이는 데는 지지층뿐 아니라 상대방을 의식하는 치열한 두뇌싸움도 한 이유다. 박 후보는 올 대선 격전지인 충청과 자신의 취약지인 호남을, 문 후보는 승부처인 부산경남과 수도권을 첫 공략 포인트로 삼은 것이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 나흘째인 30일, 문 후보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에서 '적진 유세'를 펼치며 문 후보와 각을 세웠다. 이곳은 지난 총선에서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출마, 박근혜 후보가 직접 지원을 펼치며 공을 들였지만 문 후보의 손을 들어준 곳이다.

같은 날 문 후보는 박 후보와 이명박 대통령의 '텃밭'인 대구와 포항을 잇따라 방문하며 적진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각자 상대방의 홈그라운드에서 선전했다고 자평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두 후보 모두 스킨십을 부쩍 강조하면서 현장 담당자들은 매일같이 시간싸움을 벌인다. 문 후보는 접근이 쉬운 유세차량 뒤쪽으로 나타나지 않고 반드시 인파가 몰린 유세차량 맞은편 끝에서 하차, 걸어서 유세차까지 움직인다. 많게는 수천여명을 헤치고 등장하는 것이다. 이동하면서 일일이 시민들과 악수하고 사진도 찍어주는 탓에 시간이 적잖게 걸린다. 후보의 경호팀과 수행팀은 비상이다.

친절한 박근혜, 따뜻한 문재인= 선거운동은 두 후보의 인간적 면을 확인하는 기회도 된다. 박 후보는 재래시장에서 먹을 것을 사게 되면 가까이 있는 수행원과 기자들에게 꼭 맛을 보라고 권한다. 또 유세현장에서 갖가지 선물을 받으면 곧장 보좌관에 넘기지 않는다.

조윤선 대변인은 "후보님은 어떤 선물이든 받으면 10초 정도는 꼭 품에 안았다가 보좌진들에 전해준다"며 "그것이 선물을 준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1박2일로 전남·경남을 찾았을 때 수행기자들이 콘크리트 땅바닥에 앉아 후보발언을 받아쓰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 이에 2일부터 기자단 버스에 A4 종이 두장 크기 정도의 합성섬유 깔판이 여럿 비치됐다. 문 후보 측근은 "후보께서 '저러다 언론인들 병나겠다. 공보실에서 신경을 좀 써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선거캠프, 또다른 전쟁=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는 것은 유세 현장뿐만이 아니다. 서울 여의도의 새누리당, 영등포의 민주당 선거대책위도 매일같이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다.

현장에서 혹 있을지 모르는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시시각각 변하는 선거 판세를 점검하는 것은 양측 전략과 기획부서, 상황실의 몫이다. 상대방의 브리핑과 후보 메시지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공보단과 대변인실 업무다.

문재인 후보의 박용진 대변인은 공식 선거운동 일주일에 대해 "이명박정권 심판, 박근혜 후보 공동책임론을 제기해, 참여정부 실패론을 부각시키려던 새누리당의 국민심판 피하기 전략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고 자평했다. 이어 "둘째주에는 비전 정책을 제시하고 국회의원 세비 30% 삭감 결의로 시작된 쇄신 발걸음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선대위의 김혜원 부대변인은 "차기 대통령의 시급한 현안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중산층을 복원하는 일인데 문재인 후보는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민생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해왔다"며 "이번 대선은 미래형 민생정부냐 과거형 민폐정부냐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3일부터 18일까지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지금까지보다 더 치열한 대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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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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