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 폐지 이후…박은 ‘상설특검’ 문은 ‘공수처’

경향신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검찰 권한 축소, 통제"에 한목소리를 내고 "대검찰청의 중앙수사부 폐지"를 똑같이 외쳤다. 그러나 중수부 폐지 이후의 해법은 달랐다. 박 후보는 '특별감찰관'과 '상설특검'을 고수했고, 문 후보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앞세웠다.

박 후보는 2일 강릉시청에서 "그동안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겠다"며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부서에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예외적으로 관할이 전국에 걸쳐 있거나 일선 지검에서 수사하기 부적당한 사건은 고등검찰청에 TF 성격의 한시적인 수사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 캠프는 앞서 대통령 측근이나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 등은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일 강원 강릉시청에서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기 위해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뒤)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강릉 |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박 후보는 이날 중수부 존치 입장을 바꿔 폐지를 약속했다. 박 후보는 지난달 6일 정치쇄신안을 발표할 때만 해도 중수부 폐지를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비리검사와 성추문 검사, 윤대해 검사의 문자메시지 파문 등 일련의 사건을 보고 중수부 폐지 쪽으로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받아들인 셈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이날 영등포 당사 기자회견에서 "장차관, 판검사, 국회의원, 청와대 고위직 등 고위공직자와 대통령 친·인척 비리 수사를 위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기로 했다. 중요한 사건은 지방검찰청 특수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 후보는 "공수처는 독립된 수사기구로서 수사처장은 따로 구성된 인사추천위에서 추천토록 하고,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 된다"고 발표했다. 임기 역시 대통령과 일치하지 않도록 해서 '정권의 표적수사' 가능성을 차단했다.

새누리당은 공수처를 '옥상옥' 기구라고 비판하면서 상설특검이 합리적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공수처는 소수의 특권 수사기관을 만들어서 오히려 정치적 영향 아래 두기 쉽고 수사능력도 떨어져서 부정부패 척결 임무를 다하지 못할 것이 자명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문 후보는 "상설특검제는 검찰개혁을 막기 위해 검찰이 제시한 차선책에 불과하고, 특별감찰관제는 이미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은 18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중수부 폐지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대했는데 이번엔 말바꾸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는 박 후보와 문 후보 모두 경찰에 수사권을 이양하는 방향에 동의했고, 검찰의 기소 제한 부분에서는 강약 차이가 있었다. 박 후보는 중요사건의 구속영장 청구를 비롯한 기소 여부를 '검찰시민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고, 문 후보는 검찰의 기소·불기소에 저항해 법원에 제기하는 '재정신청제도'를 현행 고소인 자격만 할 수 있는 것에서 고발인까지 할 수 있게 했다.

< 임지선·박홍두 기자 visio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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