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철수, 단일화 5개 항 메모 준비..문재인은?

장은교·박홍두 기자 2012. 11. 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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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분 단독회동 뒷이야기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6일 서울 효창동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단둘이 만난 75분 동안 무슨 이야기가 오갔을까. 공개된 것은 7개의 합의사항뿐이지만, 18대 대선의 운명을 가를 이 시간 동안 두 후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문 후보는 이날 회담장에 아무것도 들고 가지 않았다고 한다. 캠프에서는 문 후보에게 5개의 합의조항을 정리해서 전달했지만, 문 후보는 갖고 가지 않았다. 문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7일 "문 후보가 (회담을 준비할 때) '안 후보가 부담을 느낄 만한 내용은 다 버려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안 후보는 5개의 조항을 적은 종이를 양복저고리에서 넣고 간 뒤, 비공개 회동 때 주섬주섬 꺼내 대화를 시작했다고 한다. 안 후보 캠프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주제를 준비했고 회담에서 최종적으로 후보가 꺼낸 의제는 모두 후보가 직접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사항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후보등록일 전 단일화에 합의한다'는 부분이었다. 문 후보는 특히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교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일화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좋다고 보고 기술적으로도 투표용지에 두 후보의 이름이 오를 경우 혼선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도 회담 전 이 부분을 고민하고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 등록 전 단일화는 안 후보가 먼저 제안했고, 문 후보는 당연히 환영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양측이 '우선적으로' 새정치공동선언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안 후보는 정치쇄신이 되는 정권교체가 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합의문에 '우선적'이란 표현이 들어간 배경이다.

두 후보의 대화가 끝나고 양쪽 비서실장과 대변인이 들어갔을 때 두 후보는 6~7개 정도로 합의사항을 정리했다고 알려줬다. 양쪽은 '하였다'라는 표현을 '했다'로 '양측'을 '양쪽'으로 고치는 등 어려운 표현을 쉬운 말로 푸는 것을 포함해 맞춤법과 오타까지 확인했다. 합의문 작성에는 약 40분의 시간이 걸렸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이 합의문 작성 후 "역사적인 순간이니 사진으로 남기자"고 제안했고, 유 대변인의 휴대전화로 두 후보의 모습을 촬영했다. 촬영 전 두 후보는 따로 돌아서서 이야기를 나눌 만큼 편하게 대화했다.

회동 후 문 후보는 캠프 선거대책회의에서 "두 가지를 요구했는데 잘 관철된 건 안 후보가 흔쾌히 동의해 줬기 때문이다. 안 후보에게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 후보도 회동 후 캠프로 돌아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고 문 후보가 공감해 주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장은교·박홍두 기자 ind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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