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남북열차 시험운행에 바라는 것

2007. 5. 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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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울에서 평양까지 철도를 이용해 가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후 남북 열차운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험운행이 많은 노력 끝에 현실화된 것은 커다란 진전이요 앞으로의 남북간 철도운행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이라 하겠다.

 지난 수년간 남북공동연구를 하면서 가까운 평양을 멀리 중국을 거쳐 왕래할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비용과 시간 낭비는 둘째로 치더라도 우리 국토가 두 조각이 돼 지척에 두고도 마음대로 왕래할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나 슬펐던 것이다. 1986년 서독에 거주하면서 기차로 동독을 거쳐 서베를린에 갔고 그곳에서 관광버스로 찰리스포인트를 지나 동베를린에 갔을 때 그리고 동베를린에서 보낸 편지가 서독에 있는 친구에게 전달되고 미국에 있는 친척들에게 배달됐을 때 몹시도 부러워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번 열차 시험운행이 시발점이 돼 앞으로 계속해서 경의선과 동해선이 운행되기를 바라면서 그 효과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남북경협에 필수적인 물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현재는 주로 서해안의 남포항과 동해안의 나선항을 이용해 선편으로 운송하기 때문에 운송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매우 크다. 통일부에 따르면 인천에서 남포까지 해상을 통해 운송할 때 1TEU(Twenty-foot Equivalent Units:20피트짜리 컨테이너 1 대분) 운임은 800달러지만 철도를 통해 운송한다면 4분의 1로 줄어든다. 물론 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이 같은 물류 비용절감은 남북 간 경제교류협력에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도 통행료 징수 등으로 경제적인 이득을 볼 수 있다.

 둘째는 철도를 이용한 관광사업 활성화다. 경의선을 통한 개성과 평양 관광, 동해선을 이용한 금강산, 더 나아가 북한의 천연기념물 제310호인 함경도 칠보산 관광이 이루어질 때 남북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매우 크다고 보겠다. 또한 북한이 2·13 합의를 이행해 남북 평화공존이 현실화된다면 북한의 관광객이 서울과 설악산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될 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셋째는 중국과 유럽을 누빌 수 있는 '철의 실크로드' 구현이 가능해진다. 남북의 횡단철도(TKR)가 중국 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에 연계돼 남북 모두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될 것이다. KOTRA 발표에 의하면 부산에서 모스크바까지 1TEU의 화물을 운송할 때 해상을 통하면 30일이 걸리고 운임은 2200여달러지만 TSR를 이용하게 되면 기간은 15일로 줄고 운임도 300여달러가 감소된다고 한다. 특히 요즘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중국과 함께 우리나라가 동북아 경제공동체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IT 분야 인적 및 물적 교류에 큰 도움이 된다. 6·15 공동성명 이후 IT 분야의 교류 협력은 매우 활발히 진행돼 왔으며 머지않아 평양과학기술대학이 개교하면 IT 분야 교수가 대거 평양으로 가거나 평양과 서울 사이를 왕래하게 될 것이다. 또한 평양과기대 부설 지식산업복합단지에 입주할 기업인들의 왕래도 빈번해질 것이다. 이러한 경우 매번 중국을 거쳐간다는 것은 매우 비경제적이며 육로 특히 철도의 이용이 최상의 해결책이라 본다. 또한 앞으로 평양과기대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 및 연구 기자재 등 물자 운반에도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이번에 있었던 경의선과 동해선 시험 운행이 1회성에 그치지 말고 항구적인 운행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박찬모 포스텍 총장 parkcm@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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