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영계, 최저임금 '쥐꼬리' 인상 끝내 고집할 건가

2011. 6. 2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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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쥐꼬리'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모양이다. 2012년도 최저임금 결정의 법정시한(6월29일) 하루 전까지 경영계는 쥐꼬리만큼만 최저임금을 올릴 것을 고집하고 있다. 경영계는 어제 열린 제8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올해 시간당 4320원에서 30원 오른 4350원을 내년 최저임금으로 정하자고 주장했다. 인상률이 고작 0.7%다.

경영계의 태도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와 객관적 경제지표 등을 외면하고 노동자를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애초 5410원을 요구했던 노동계가 최저임금위 협상과정에서 수정 제시한 5320원과 차이가 너무나 크다. 경영계는 처음에 4320원 동결을 제안했으니, 30원이라도 선심을 썼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노동계와 시민사회가 그저 우격다짐으로 "최저임금을 많이 올리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최저임금을 규정한 최저임금법(제4조)은 생계비, 유사 노동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따져 최저임금 인상액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최저임금위 자료를 보면, 지난해 미혼 단신 노동자 생계비는 전년보다 6.4% 올랐고,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지난해 10.3% 상승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2%로, 2002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5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중은 2009년 30.1%에서 지난해 29.7%로 낮아졌다. 더욱이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은 4%대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저소득 노동자들의 삶이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경제 상황에다 '최저임금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는 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반영해 노동계의 요구액은 산출됐다. 그런데도 경영계는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의 마이너스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경영계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최저임금 인상안을 오늘 열리는 마지막 최저임금위 전체회의에서 제시해야 한다. 만약 경영계가 끝까지 낮은 인상률을 고집해 노동계가 동의하지 못한다면 최저임금 결정의 책임은 최저임금위 공익위원한테 돌아간다. 공익위원들은 적극적으로 조정자 노릇을 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통해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한다'는 최저임금제 취지에 걸맞은 합리적인 인상안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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