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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정위원장의 기업담합 인식 공감한다

경향신문 | 입력 2009.11.06 23:32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이 어제 한 강연에서 카르텔(부당 공동행위)과 관련한 인식을 드러내는 몇 가지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는 카르텔 법 집행이 너무 늦었다"고 말했고 "LG전자,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이 미국 경쟁당국에 5~6건의 법 위반으로 납부한 과징금이 1조8000억원에 이르는데 우리가 제대로 된 기준을 제시하고 기업이 훈련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늦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건설이나 조선 등 업종에서 카르텔이 몸에 밴 관행으로 남아 있는데 외국 경쟁당국에 포착되면 과징금 액수가 클 것"이라는 말도 했다.

정 위원장의 발언은 우리 기업에 담합 행위가 관행화하다시피한 데는 정부가 이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데 소극적이고 관대했던 탓이 크다는 일종의 자기반성을 담고 있다. 그 결과로 우리 기업들이 외국에 나가서도 별 생각없이 담합행위를 하다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이런 위험성은 아직도 여전하다는 지적인 것이다.

우리는 정 위원장의 이 같은 인식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담합 행위의 1차 책임은 기업에 있지만 사실 우리 기업이 큰 죄의식 없이 이런 행위를 일삼게 된 데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큰 시각으로 보면 정부가 과거 오랫동안 소비자보다는 기업 편에서,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편에 서서 정책을 펴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명박 정부 들어 투자활성화 등 그릇된 명분 아래 기업이 불편해하는 여러 규제 장치가 무력화하거나 느슨해지고 있다. 시대에 뒤진 불필요한 규제는 당연히 없애야 한다. 하지만 공정 경쟁을 해치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막기 위한 장치들은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담합의 경우에서 보듯 정부가 기업의 체질 개선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공정위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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