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의 고삐를 죄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 우려가 큰 대형 해운사들은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MOU)을 맺어 계열사·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을 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선박펀드를 동원한 선박 매입을 확대하는 등 지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제시한 셈이다. 정부는 지난 봄 해운업에 대한 1차 구조조정에 착수했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만은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해운·조선업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전자·자동차 등 다른 산업이 범 지구 차원의 부양책에 힘입어 위기 이전 상태를 거의 회복해 가는 반면 해운·조선업은 여전히 불황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국가 간 교역량이 격감하자 국제 해운업계에 선박 과잉이 나타났고 그것이 다시 원가를 밑도는 운임 급락과 출혈경쟁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지금 해운업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느 업체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해운 불황은 곧바로 조선 불황으로 이어졌다. 최대 고객인 대형 해운사들이 신규 발주는커녕 이미 발주한 물량마저 취소하거나 인도 연기를 속속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여파로 '조선 강국 코리아'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 이상 줄었다. 주목할 것은 신규 수주 점유율에서 한국(29.4%)이 중국에 1위(53.5%) 자리를 내주었다는 점이다. 기존 수주 잔량도 한국이 간신히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이 또한 중국에 자리를 내주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해운·조선업은 내년 하반기에나 정상을 찾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각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자국 업체들에 대한 지원책을 펴고 있는 만큼 우리도 지원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각 업체의 자구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차제에 해운업은 물고 물리는 다단계식 용·대선 구조와 영세성에서 탈피해야 한다. 조선사들은 당분간 선박 수주가 어렵다면 유전개발을 위한 대형
해양플랜트 사업 진출을 모색하는 등 '조선 강국'의 위상 회복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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