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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유명무실 사외이사제도 개선해야

파이낸셜뉴스 | 김형수 | 입력 2009.11.05 17:52

 




금융위원회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금융권 사외이사의 견제권 강화에 나선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제까지 사외이사들은 회사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독립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왔고 전문성 또한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 사외이사 중 금융 관련 전문인의 비중이 6.6%에 불과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금융연구원이 내놓은 개선안의 핵심은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다.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 호선으로 선출된 사람이 맡게 한다는 것이다.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CEO의 입김을 배제함으로써 독립성은 그만큼 강화될 수 있다. 현재 대부분 1년인 사외이사 임기를 2∼3년으로 늘리되 총 임기상한은 5∼6년으로 하려는 것은 독립성은 높이면서 장기 재임에 따른 폐해는 막아보자는 취지로 긍정적이다.

일부 은행들이 개선안에 대해 벌써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지 못할 경우 의사 결정이 쉽게 이뤄지지 않아 효율적인 경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줌으로써 투자를 기피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도입한 사외이사제도가 과연 도입 취지대로 이뤄졌는지 우선 반성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불안심리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은행 경영 효율성 등을 고려해 CEO가 스스로 이사회 의장을 겸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는 공시를 통해 겸임 이유 등을 밝히면 겸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금융당국의 사외이사 제도 개선 추진은 사실 은행들이 자초한 일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우리은행의 대규모 선물환 투자 손실 같은 사례는 사외이사들의 적절한 견제가 있었을 경우 충분히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CEO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대부분 전문성이 결여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과연 독자적인 결정을 해왔는지 은행들은 반성해야 한다. 경영 효율성만을 내세우며 개선안에 대해 볼멘 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일단 받아들이고 그래도 부작용이 나타나면 그때 다시 개선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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