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스마트카 산업, 계속 손놓고 있다면..

2014. 2. 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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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2014 CES'(Consumer Electronic Show)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한 신제품과 신기술들을 선보였다. 모터쇼에서나 볼 수 있던 자동차 회사들도 몇 해 전부터 가전쇼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2014CES에는 현대, 기아,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BMW 같은 완성차 회사들이 대거 참가해 미래 자동차 모델을 제시했다. 아우디, 포드, 보쉬, 발레오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사와 부품업체들은 카메라, 레이더, 차량 간 통신기술, 초음파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차, 차량 간 안전 경고 서비스, 보행자 대응 자동긴급제동, 무인 발렛파킹 등과 같은 안전 시스템들을 선보였다.

자동차 회사들은 그 동안 화석연료 고갈과 CO2 저감 등에 대응하기 위한 연비 향상 기술개발에 집중해 왔지만,자동차 기술이 점차 지능화되면서 미래의 자동차는 전통적인 자동차 기술에 전자, 전기, 정보통신 등이 융합된 기술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세계적인 정보통신(IT) 업체와 통신사 및 대형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도 자동차 회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스마트카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 같은 자동차 기술개발 흐름에 맞추어 우리정부는 기초ㆍ원천에서 사업화까지의 기술성장 전주기를 포괄하는 30대 국가중점과학기술의 하나로 `스마트 자동차 기술'을 선정했으며, 민간에서도 `자율주행기술'을 미래 자동차 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율주행기술'은 자동차가 주변의 위험 요소를 스스로 인식하여 주행 경로를 계획함으로써 운전자의 주행조작을 최소화하고, 안전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친화형 기술이다.시장조사업체인 내비건트 리서치(Navigant Research)에 따르면 자율주행 자동차의 정식 시판 시기는 2020년으로, 시장 진입 후 세계 3대 시장(북미, 서유럽, 아시아태평양)에서의 성장 속도가 2020년 8000대에서 2035년 9540만대로 연평균 8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35년에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전체 판매량의 7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자동차와 IT의 융합을 통해 또 다른 시장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문제는 미래 자동차 시장,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 대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준비가 매우 미약하다는 점이다. 자동차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 및 연구ㆍ생산ㆍ정비 등의 고용창출 효과가 큰 국가 기간산업이며,특히 자율주행기술은 기존 자동차 기술에 IT와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의 첨단기술을 융합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영역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SW, 반도체 기술과 세계 5위의 자동차 메이커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자동차와 타 산업간 융합을 통해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두드러진 선도국이 없는 현재 시장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서 초기 시장을 선점하지 못할 경우, 선ㆍ후발주자 간 기술격차 및 해외부품 의존도 심화로 인해 기술종속, 가격경쟁력 하락, 국내 생산기반 붕괴 등이 발생하여 기존에 잘 구축되어 있던 자동차 산업의 대기업과 중소ㆍ중견기업 간 생태계가 파괴될 뿐 아니라 아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ㆍ중견 부품업체는 도태되기 쉽다.

현재 우리나라는 완성차사, 1차 부품업체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핵심기술을 해외에서 공급받고 있는데다, 자동차 산업이 요구하는 신뢰성 수준과 부품공급 능력 등이 상이해 IT나 반도체 업계의 입장에서는 연구개발(R & D) 위험도와 장기적 자원조달에 대한 부담이 크다. 특히 자금과 R & D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ㆍ중견기업의 경우는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스마트카 시장으로의 신규 진입이 거의 불가능하다.한마디로 정부의 지원 없이는 발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래 자동차 산업은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건은 범국가적 차원의 기술 개발 방향 설정과 중소ㆍ중견기업의 R & D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자동차제조사-부품사-타 분야 리더들 간 협력과 융합이다. 이를 통한 고부가가치 핵심기술의 국산화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ㆍ중견기업의 육성은 새로운 시장과 질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국내 스마트카 산업의 생태계를 새롭게 할 뿐 아니라 유지ㆍ확장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종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주력산업기술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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