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탄스러운 연예인들의 불법 도박 행위

2013. 11. 1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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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가 불법 도박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인기 연예인들이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검찰 조사를 받은 연예인은 6명이지만 추가 대상자까지 포함하면 1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러다간 지상파 3사의 예능 프로그램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불법 도박에 빠진 것은 이유야 어쨌든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들 연예인을 지지하고 동경하는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이들의 행위는 더더욱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연예인의 불법 도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불법 도박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은 연예인 중에는 연예계를 떠난 사람이 대부분이다. 인기 연예인들이 그동안 쌓아올린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불법 도박에 빠져드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일반인보다 더 심할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를 든다. 불안정한 연예계 생태구조에 기인하는 한탕주의와 연예인의 이런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브로커들의 유혹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연예인들이 불법 도박 행위에 대한 문제의식이 희박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불법 도박은 주로 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인터넷은 물론 휴대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다 적발된 사람이 3배 이상 늘어났다. 국내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은 연간 13조~39조원으로 추정된다. 합법적인 스포츠토토 시장(2조원가량)보다 최대 20배나 큰 규모다.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은 300여개에 이르지만 대부분 서버가 해외에 있어 '소탕'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 불법 도박 사이트는 오늘도 높은 배당률과 쉬운 참여방식, 익명성 보장, 무제한 베팅, 신속한 환급 등으로 선량한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연예인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불법 도박에 대해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된다. 대중이 불법 도박을 한 연예인을 보고 "저들도 저렇게 하는구나"가 아니라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다른 연예인들에게도 경종을 울려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불법 도박 사이트의 근절이다. 적발이 어렵다고 하지만 사회를 병들게 하는 불법 도박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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