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동맹 이 정도밖에 안 되나

2005. 4. 1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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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사건도 거푸 계속되면 더 이상 이례적이지 않다.

그 저변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얼마 전 주한미군이 찰스 캠벨 미8군 사령관을 통해 한국군의 연합 지휘통제장비(C4I)에 대한 접근 제한을 시사하더니 이번에는 유사시에 대비한 한반도 전쟁 예비물자(WRSA-K) 운용계획 폐기 방침이 이미 지난해 5월 한국에 통보됐다고 밝히고 관련 문서까지 공개했다.

둘 다 대단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바로 그래서 거기에는 뭔가 특정한 기류가 있는 것으로 의심할 만하다.

한・미 안보동맹이 여전히 확고하고 굳건하다는 정부의 공식적인 언급과는 달리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따라서 한국의 안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고 우려다.

물론 약 99%가 각종 탄약인 WRSA의 상당 부분은 노후화돼 있고 한국군의 WRSA 의존도도 매년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또 WRSA 계획은 다른 나라의 경우 대부분 폐기된 반면 한국에만 남아있으며 미국은 2000년부터 한국에 이 문제를 제기해왔다는 지적도 있다.

즉 WRSA-K 폐기는 새롭지도,놀랍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해도 미국이 왜 이 시점에 폐기 방침 통보 사실을 밝혔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부정적 입장 표시,북-중-러에 대응하는 한-미-일 구도 탈피를 의미하는 동북아 세력 균형자론 등 최근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이른바 ‘노무현 독트린’을 둘러싼 한・미 갈등이 현저하게 가시화되고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방부가 1년씩 이를 숨겨온 것도 양국 안보동맹에 이상기류가 있다는 반증이라 해서 지나치지 않다.

목표는 자주국방이지만 아직 독자적 전쟁 억지력을 갖추지 못한 한국으로서는 대미 안보동맹이 생존에 사활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 유사시 WRSA-K 탄약이 없을 경우 한국군의 탄약 보유량만으로는 10일 정도밖에 못 버틴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한・미 안보동맹에 틈이 생겨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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