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구제역 침출수의 4가지 대책

기자 2011. 2. 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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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광 美 위스콘신대 교수 건설환경공학

2001년 영국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하자 400여만마리를 살처분했다. 그 중 절반 가량은 매몰했는데, 웨일스의 에핀트 지역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발생해 주변 하천을 오염시켰다. 300만마리 이상을 단시일 내에 매몰하다 보니 졸속으로 이뤄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권고 사항도 무시한 결과다. 그러면 봄 해빙기를 앞둔 한국의 구제역 살처분 매몰지 침출수 오염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구제역 살처분 매몰지에 대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생석회층의 설치 여부다. 제일 손쉬운 방법은 침출수의 산성도(pH)를 검사해서 9~10 미만이면 생석회를 더 주입해 구제역 바이러스를 완전히 사멸시키는 것이다. 외국에서 매몰지가 구제역의 발원지로 된 사례도 있다. 생석회를 동물 사체에 뿌리면 생물학적 분해 속도가 저감되기 때문에 침출수가 배출되는 지점에 포설해야 한다. 지침서에는 생석회를 가축 사체 상하단에 층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다. 이를 잘 지켰다면 바이러스의 2차 감염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 더구나 바이러스는 매몰 후 40~60일이 지나면 자연 사멸돼 안전하다. 그래서 가스 배출관은 40일 이후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배출관을 통해 메탄과 악취 가스가 방출되기 때문에 배출 가스는 토양층을 이용, 처리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다.

둘째, 매몰지 빗물 유입을 막고 악취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비닐을 다시 입히거나 흙을 2~3m 두께로 충분히 덮어야 한다. 이때 상단에 경사를 두어 비가 오더라도 매몰지로 유입되지 않고 흘러내리도록 하여 침출수 생성을 줄여야 한다. 이 경우에도 생석회층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침출수는 발생량에 따라 시기를 조절하면서 뽑아 인근 하수처리장이나 분뇨처리장에서 처리하면 된다. 외국에서 퇴비로 사용된 경우도 있으나 소각 등 다른 방법들은 비용이 많이 들거나 비현실적이다. 마리당 하루 약 0.1ℓ의 침출수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매몰지 하단의 침출수 수위가 30㎝를 넘지 않도록 뽑는 주기를 조절하면 지하수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동물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유기물질은 이동이 매우 느려 1m 안팎에서 멈춘다. 하지만 암모니아나 아질산염 등은 이동이 빨라 영국 일부 매몰지에서 지하수 오염사례가 보고됐다.

넷째, 지하수가 오염됐을 경우 인위적인 차단벽이나 반응벽보다 주변 식수정에 오염되지 않는다면 침출수 형성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정화되도록 하여 비용을 최소화하고 과잉 대책을 피해야 한다. 경기도에서 제안한 침출수를 뽑아 산성도 조절로 바이러스를 사멸시킨 다음 분뇨처리장에서 최종 처리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며 저렴한 방식이다. 만일 혐기성 소화조가 있다면 이를 활용해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안이 가장 이상적이다. 영국에서 매몰과 추후 매몰지 및 침출수 관리에 마리당 약 15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과도한 대책은 세금이 그만큼 더 소요되는 만큼 적절한 선에서 처리해야 한다.

소와 돼지 등 구제역 감염 가축의 매몰에 대한 지침은 한국도 선진국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매몰지 위치 선정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지침이 있어야 한다. 매몰지 침출수의 환경오염 문제는 신속하게 대응하는 한국인 특유의 능력과 기술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구제역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교육시키고 축산업자 모두가 매뉴얼대로 한다면 유사 사태의 재발은 방지할 수 있다.

개인의 부주의가 국가 전체에 해를 미칠 수 있는 사례 중 하나가 바로 구제역이다. '나만은 안 지켜도 돼' 하는 사고를 버리고 모두가 법규를 준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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