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4시] 극초단타 매매와 한국의 현실

2010. 11. 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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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사실상 극초단타 매매를 금지했다. 극초단타 매매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다른 투자자의 주문이 거래소에 도달하기 전 미리 입력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주문을 내는 방법이다. 현재 미국 증시에서 극초단타 매매 비중은 50%를 넘을 정도로 성장했다.

SEC가 극초단타 매매를 금지한 첫 번째 이유는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간 형평성이다. 일반투자자들이 창을 던지는 동안 기관투자가들은 대포를 쏘는 셈이니 정보력까지 더하면 개인들이 매우 불리하다.

SEC 규제의 두 번째 이유는 갑작스런 변동성 초래 문제다. 지난 5월 미국 다우지수가 단 15분 만에 9%가량 폭락한 것도 극초단타 매매가 그 배경이다. 한 펀드매니저가 대량으로 선물을 매도하자 프로그램을 통해 수백만 건의 매도 주문이 쏟아진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은 혼란을 심화시키는 '공포'의 다른 이름이다.

극초단타 매매가 만들어낸 수많은 계약 체결을 통해 엄청난 중개수수료를 챙겨온 글로벌 증권사들은 이번 규제로 비상이 걸렸다. 궁지에 몰린 이들의 눈은 아시아를 향하고 있다.

우리나라 거래소는 어떤가. SEC의 규제 논의가 벌써 작년 9월에 시작되었는데도 거래소는 1년이 지난 10월에야 태스크포스를 가동했다. 그 사이 국내 한 증권사는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극초단타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감장에서 방지 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거래소는 기자에게 '알고리즘 매매 수용을 위한 시장관리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보내왔다. 극초단타 매매를 포함하는 알고리즘 매매를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조류로 판단하고 있었다. 물론 알고리즘 매매와 관련한 규제 강화 내용도 담겨 있다. 그러나 '수용'을 전제로 한 보고서의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여전히 남을 수밖에 없다.

[국제부 = 정동욱 기자 dwjung@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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