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두번 업어친 청와대 보좌진

2008. 8. 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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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보도국 변상욱 기자]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거꾸로 된 태극기 깃발을 들고 응원해 주말 한바탕 소란이 빚어졌다.

◈ 대통령을 두번 업어친 청와대 보좌진

한국 여자핸드볼 팀 경기에 이명박 대통령 내외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김정행 선수단장, 이에리사 총감독 등이 함께 응원에 나섰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들고 응원한 태극기가 태극 문양의 위·아래가 바뀌었고 건곤감리 4괘의 위치도 뒤집어진 것이 사진으로 판독돼 질책을 당했다.

하필 사진도 청와대가 언론에 제공한 사진. 청와대 보좌진으로서는 대통령에게 건네준 국기도 제대로 확인 못한데다 찍어서 돌리기까지 했으니 이 대통령을 두 번 업어치는 큰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9일 오후 7시 6분쯤부터 관련 사진 10여장이 연합뉴스를 통해 포털사이트에 공개됐다가 급히 삭제되고 밤 10시 22분 쯤 재전송된 사진으로 대체됐다.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은 '태극기 제대로 그릴 줄은 아는 것이냐',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얼 하는거냐'…. 흥분도 하고 걱정도 했다.

청와대 측의 해명은 "현지 응원단으로부터 태극기 10개 가량을 건네 받은 것인데 하필 잘못 제작된 게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열띤 분위기에서 응원에 열중하다보니 현장에서 알아채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대변인 논평,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고 국정을 거꾸로 하더니 태극기마저 거꾸로 들었다. 대통령이 태극기를 거꾸로 들고 응원했어도 우리선수들은 정말 잘 싸웠다."

그러나 태극기 오류는 이번뿐이 아니다. 2007년 2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스페인 국빈 방문과 로마 바티칸 교황청, 이탈리아 순방을 위해 아시아나 항공 특별기를 탔을 때 이 항공기에 내걸린 태극기가 거꾸로여서 청와대 의전팀, 항공사 모두 비난을 받았다. 돌아올 때는 바로 잡아 돌아왔다. (대통령 특별기는 대한항공 담당이었는데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을 교대로 이용하는 게 관례)

2007년 7월에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제 3회 세계시민기자포럼이 열렸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영상 메시지 속 대통령 옆에 놓여 진 태극기의 태극 음양이 반대로 되어 있었다. 음양 중 양을 나타내는 빨간색으로 따지자면 뾰족한 꼬리에서 출발해 둥근 머리까지 갈 때 시계 반대방향이어야 올바른 태극 문양이다. 태극기를 그리자면 왼쪽에서 빨강이 아래로 내려가며 둥근 머리를 그리고 올라와야 한다. 대국민 담화 등 영상 메시지를 만들 때마다 잘못된 태극기가 사용되고 있었던 것.

그런데 그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 성명이 압권. "어처구니가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태극기에 대한 안이한 태도야말로 평소 이 정권이 나라와 헌정질서에 대해 가볍게 여기고 무시하는 태도의 연장선상에서 생긴 일이 아닌 가 우려스럽다. 아무리 대통령이 헌법 위반을 밥 먹듯이 해도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로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주길 바란다."

◈ MB와 부시의 미스테이크 프렌들리

부시 미 대통령도 10일 베이징 아쿠아틱 센터에서 남자 개인 400미터 혼영에 출전한 마이클 펠프스 선수를 응원하면서 성조기를 좌우 반대로 흔들었다. 부시 대통령이 성조기를 내밀어 흔들면서 뒤에서 보자면 별이 왼쪽으로 가 있지만 카메라에 잡히기는 별이 오른 쪽에 가 있으니 거꾸로 든 셈. 딸 바버라가 갸우뚱하면서 바라보자 부인 로라 여사가 재빨리 바로잡아 주었다.

두 양반이 늘 세트로 등장하는 것이 서로 잘 통하고 프렌들리하긴 한 모양.

태극기 사건은 많다. 2005년 12월에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제주 서귀포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가슴에 태극기 배지가 거꾸로 달려 있어 구설수. 배지를 잘못 단 게 아니라 돌아가서 그렇다고 해명은 했지만 글쎄…. 2003년 뉴욕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시상식에서 태극기 거꾸로 게양, 2007년 호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박태환 선수 시상식에서 역시 태극기 거꾸로 게양. 2005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설치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홍보 광고판에 태극기가 뒤집혀져 있어 혼쭐. 2006년 현충일 때는 S방송 '진실게임'이란 프로그램에서 월드컵 특집을 방송하며 무대 뒤에 태극기 거꾸로 달아 망신.

곧 광복절이 다가오는데 국민 모두가 태극기에 대해 다시금 살피고 바로 알자. 거꾸로 달거나 오래 동안 게양해 비바람에 바래고 훼손된 것도 많다. 매연과 먼지로 시커멓게 변한 경우도 많다.(특히 자동차에 게양한 태극기) 다들 살펴주시길.

snip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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