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智園] 아마존으로 간 우디 앨런
최근 외신들은 아마존이 미국의 거물급 영화감독 우디 앨런을 영입한 소식을 크게 다뤘다. 아마존을 전자상거래업체로만 인식하고 있다면 '왜?'라는 궁금증이 생길 테지만 아마존의 인터넷 스트리밍 비디오서비스를 들어봤다면 '탁월한 딜'이라며 무릎을 칠 것이다.
앨런은 30분짜리 TV 시리즈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게 된다. 내용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내년 '아마존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를 통해 미국, 영국, 독일에서 독점 방영될 예정이다. '애니홀'부터 '블루 재스민'까지 40년간 다양한 영화 스펙트럼을 보여준 앨런의 드라마에 대한 기대는 아마존 주가까지 끌어올렸다. TV 드라마를 처음 만드는 앨런이 공중파나 케이블 TV가 아닌 신생매체 스트리밍을 선택한 것은 아마존의 파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음악·동영상 서비스 시장 중심축이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3분기 TV 시청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반면, 스트리밍 시청자 수는 60%나 늘었다. 극장업계가 비디오 서비스 때문에 관객 수가 줄었다고 항의할 정도로 스트리밍의 성장은 괄목상대했다. 아마존은 2013년부터 연간 99달러를 내는 프라임서비스 회원에게 당일배송뿐 아니라 음악·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1위 기업 넷플릭스를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트위치를 9억7000만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앨런의 영입은 독점 콘텐츠 강화를 위한 '신의 한 수'로 해석된다. 아마존은 최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자체 제작한 코미디물'트랜스페어런트'로 공중파와 케이블을 제치고 2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콘텐츠 제작에 자신감을 얻었다.
할리우드 유명 감독들의 동영상 스트리밍업체로의 이동은 이미 시작됐다. 넷플릭스는 '소셜네트워크' '나를 찾아줘' 등의 흥행작을 만든 데이비드 핀처 감독과 손잡고 '하우스 오브 카드'를 연출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훌루도 '로스트' '앨리어스' 등을 제작한 J J 에이브럼스를 영입해 스티븐 킹 원작의 '11/22/63'을 준비 중이다. 아마존이 넷플릭스를 꺾고 스트리밍 강자가 될수 있을지는 결국 콘텐츠 확보에 달린 셈이다. '티빙' '호핀' 등 국내 스트리밍업체들은 현재 콘텐츠 유통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을 영입해 콘텐츠를 제작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심윤희 논설위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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