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정명훈 피아노 독주회가 문제일까

김호정 2014. 11. 1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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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런 활동 하는 걸 알고 있었습니까?" 13일 오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2014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김기만(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 의원이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에게 한 질문이다.

 "12월 빈 국립오페라단 지휘, 지난 10월부터 하고 있는 전국 순회 피아노 독주회를 미리 알았습니까?"

 박 대표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김 위원이 재차 물었다. "그리고 '독주회 수익을 비영리재단인 미라클오브뮤직에 기부한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알고 있었습니까?"

 박 대표가 입을 열었다. "기사 스크랩 보고 알았습니다." 곧 김 위원이 말을 받았다. "정 감독 급여가 2억7000만원이고 한 번 지휘에 4900만원을 받습니다. 지휘자가 자기 멋대로 펀딩 하고 다니는데 대표가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박 대표는 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정 감독은 오는 12월 네 차례 열릴 빈 국립오페라단 지휘를 맡는다. 또 지난달부터 내년 1월까지 5개 도시에서 피아노 독주회를 연다. 문제가 된 것은 이 두 활동이다. 시의원은 "급여는 시 예산에서 받는데 개인 활동으로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서울시향의 지휘자가 빈에서 오페라를 지휘하는 것은 문제일까? 또 그가 피아노 독주회를 열고 그 티켓을 판매하는 것은 사적 이익 추구인가? 간단히 대답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답변은 가능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오케스트라에 객원 지휘자는 많다. 한 오케스트라만 지휘하는 예를 찾기가 더 힘들다. 아예 두 오케스트라의 예술 감독을 동시에 맡는 일도 흔하다. 지휘자의 피아노 독주회 또한 그렇다. 지휘·피아노 연주를 병행하는 연주자 이름을 나열하는 게 오히려 시간 낭비다.

 공무원과 예술가가 만나면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2011년 행정감사에서도 정 감독의 연봉 문제가 불거졌었다. 아무리 어려워도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며 문제를 푸는 게 길이다. 그 때문에 이날 박 대표의 침묵은 이해가 잘 안 됐다. 그리고 고민 끝에 나온 몇몇 답변은 더 이해가 어려웠다. "계약서상으로는 이 경우 계약을 해지하는 게 맞지만 그렇게 하면 이미 티켓이 팔린 공연들은 어떻게 할지 몰라 못했다." "(예술단체는) 특수업계라 어떻게 조치하는지 몰라서 못했다." "요리할 줄 모르는 사람이 음식점 내면 안 된다는 말이 생각난다."

 시의회는 본래 정 감독을 증인으로 불렀다. 그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박 대표가 대신 참석했다. 정 감독은 다음달 10일 귀국한다. 시의회는 "정 감독의 출석을 다시 요청하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정 감독이 음악계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설명해주길 바란다. 누가 옳은지보다는 토론이 일어나는 자체가 중요할 것이다.

김호정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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