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안의 비정상의 눈] '전유성'에서 발견한 한국의 참모습

2014. 10. 3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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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생활이 어느덧 4년이 됐다. 외국인이 한국말을 하다 보니 주변 사람은 물론 처음 본 택시 기사도 여러 가지 질문을 해온다. 그중 "한국(또는 한국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이 가장 많다. 그럴 때마다 한국은 과연 어떤 나라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아는 한국은 곧 서울인데, 서울의 참모습은 '전' '유' '성'의 세 글자로 표현할 수 있겠다. '전(傳)'은 전통, '유(流)'는 유행, '성(城)'은 도시를 뜻한다. 전통과 유행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세련된 도시라는 의미다. 사실 '전, 유, 성'은 내가 요즘 출연하고 있는 JTBC '비정상회담' MC인 전현무·유세윤·성시경씨가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외치는 말이기도 하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아니라 세 사람의 성에서 따온 말이라니 재미있다.

 중국인의 시각에서 볼 때 한국인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단점은 지나치게 일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한 템포 쉬어가면서 발전의 과실을 즐길 때도 된 듯한데 너무 일에 매달리는 것 같다. 얼마 전 한 중국 작가와 함께 늦은 저녁 남산타워에 갔을 때의 일이다. 불빛으로 가득한 서울의 모습을 보던 작가가 "서울의 야경이 참 아름답다"고 하자 이를 들은 친구가 "그건 야경이 아니고 야근 불빛이야"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한국은 여러 면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이제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쉬어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무엇을 위해 경제 성장을 이루려고 했는지 한 번쯤 되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 직장인들의 술 습관은 경이롭다. 중국과는 달리 한국의 술자리는 2~3차로 예사로 이어지고 해가 뜰 때까지 마시는 경우도 있다. 서울 강남의 중국어학원에서 새벽반 수업을 할 때 수강생 중 인근 대기업 직원이 많았다. 일부는 전날 저녁 회식 뒤 찜질방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새벽에 학원에 나와 수업을 듣고 곧바로 회사로 출근했다. 그 강한 정신력과 열정에 탄복했다.

 이렇듯 중국인과 사뭇 다른 한국인과 부딪치며 살다 보니 여러 오해를 겪기도 했지만 따뜻한 정을 느낀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요즘엔 한국에는 중국을 알리고 중국에는 한국을 알리는 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장위안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장위안(張玉安)=1984년 중국 랴오닝(遼寧)성 안산(鞍山)시 출신. 지린(吉林)대 아나운서학과 졸업. 중국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를 하다 지금은 한국에서 중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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