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속 과학읽기] (14) 기하학을 공부하는 수도사

2012. 4. 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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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수도회 사제 루카 파치올리의 초상화는 르네상스 사회에서 수학과 예술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 파치올리는 수사이자 수학자이자 교수였던 근대회계학의 아버지다. 1494년 그가 지은 '산술·기하·비율 및 비례 총람'은 유럽 전역에 복식부기를 확산시키며 주식회사 출범과 근대적 자본의 축적을 이끌었다.

그는 원근법을 응용한 미술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화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에게서 기하학을 배웠다. 그는 수학의 원리를 이용해 원근법을 최초로 개척한 예술가에게서 배운 이론을 다시 그보다 7살 어린 친구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전수했다.

파치올리의 초상화 왼쪽에는 유리로 만들어진 이중절단정육면체(8개의 정삼각형과 18개의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진 다형체)가 매달려 있다. 반쯤 물이 채워진 이 다면체의 면에는 외부의 푸른 하늘과 풍경이 반사되어 있다. 파치올리가 가리키는 흑판의 모서리에는 기하학의 선구자 유클리드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테이블 위에 각도기, 컴퍼스 등 기하학 연구에 필요한 물건이 배치되었고, 오른쪽 구석의 파치올리 이니셜이 새겨진 저서 위에 정12면체 모델이 놓여 있다. 파치올리가 곁에 서 있는 학생에게 기하학을 가르치고 있는 듯한데, 이 인물이 누구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정화(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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