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김경수] 연쇄테러와 다문화주의

2011. 7. 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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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의 정부청사 폭탄 테러와 우토야 섬에서의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으로 7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해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2007년 국내 외국인 체류자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고, 현재 급속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도 '대안의 불'처럼 남의 일로만 치부하기엔 너무나 경악스러운 참사다.

노르웨이의 참극은 유럽이 그동안 내세워 왔던 다문화주의의 명암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이웃 나라 스웨덴에서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12차례 이민자를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초 아프리카계 이주노동자가 산탄총에 맞자 이들 거주 지역인 남부 칼라브리아 주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났다. 앞서 있었던 영국의 지하철 테러, 프랑스의 무슬림 폭동도 같은 맥락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불법체류자 과감히 줄이고

한 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0여년간 인종청소 등 종족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8000만명인데 반해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600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이민족, 이종교 간 내분이나 소요가 사회불안 요소가 된다는 것을 뜻한다. 브레진스키 교수도 그의 저서 '21세기 전환기 통제 불능의 세계분쟁'에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외국인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한국은 어떻게 대비해 나가야 할까.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외국인 및 이주민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한국의 현주소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이 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는 최적의 외국인 대책이 나올 수 없다.

유엔 등의 각종 통계에서 나타나듯 한국이 지구상에서 사회문화적 동질성이 가장 높은 단일민족 국가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한국, 노르웨이, 아일랜드가 동질성(Homogeneity Index)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히는데, 전체 인구 대비 일정 수준의 동질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강의 기적, 6월 민주화 항쟁(1987년), 세계를 놀라게 한 월드컵 응원전(2002년)이 순수한 다민족 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그렇다면 외국인 정책과 관련,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있을까. 먼저 국내 언론, 특히 TV방송 매체에서의 외국인 노출 빈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문제다. 단순한 호기심 차원을 넘어 부지불식간에 이들을 '우상화(?)'하는 듯한 느낌조차 들게 하는데 적절한 선에서 자제할 필요가 있다.

요즘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대거 등장시켜 진행하는 고정 프로그램은 차치하고 드라마, 다큐멘터리, 버라이어티 쇼 등 거의 전 프로그램에 외국인이 안 나오면 이상할 정도로 노출 빈도가 높은 데, 이는 우리 국민 정서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합법 체류자 내국인 대우해야

둘째, 출입국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서 현재 17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는 외국인 불법체류자를 과감히 줄여야 한다.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매년 마약, 성범죄 등 외국인 범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 따른 대책으로 강력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 난립한 국제결혼 중매 업체를 정비해 엄격한 요건을 구비토록 하고 고급 술집에서 호스티스를 고르는 것처럼 동남아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인도적인 맞선 아닌 맞선 이벤트도 반드시 지양돼야 한다.

끝으로 합법적으로 체류 중인 모든 외국인에게는 선진 문화국가답게 그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교육이나 주거, 사회복지 등에 있어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해주어 그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경수 명지대 교수 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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