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가 자초한 '우주인 의혹'

함정선 2008. 5. 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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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첫 우주인 이소연씨에 대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진짜 우주인인가 아니면 우주방문객에 불과한가'라는 우주인 논란으로 한동안 시끄럽다가 이번에는 이 씨의 건강문제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한국으로 돌아온 직후부터 통증을 호소하며 대외활동을 중단해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충북 청원 공군항공우주의료원에서 정밀 의료검진을 받은 결과, 이씨는 목 등뼈와 가슴척추뼈에 타박상을 입었으나 장기입원을 요하는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의 원인이 밝혀져 치료도 가능하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 등이 200억원의 국가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우주인 탄생 프로젝트이다 보니 이씨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특히 이씨가 우주선 귀환시 불안전 착륙 등을 거론하며 통증을 호소해왔기 때문에 건강문제가 국가적 프로젝트 차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측면도 있다.

더욱이 귀환선과 추진선의 분리 실패를 비롯한 불안전 착륙설 등이 계속 제기되고 있음에도 관계당국의 명쾌한 설명이 없다 보니 의구심이 확산되기도 했다.

정부는 조만간 이번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 보고서를 통해 국민적 궁금증을 깨끗이 해소해줘야 할 것이다.

이 씨는 입국 기자회견에서 부축을 받아야만 걸을 수 있을만큼 통증을 느끼면서도 대통령 접견, 어린이날 행사 등 대외활동을 예정대로 수행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씨가 한국 첫 우주인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씨는 12일간 우주에서 여러가지 과학실험을 마치고 지구로 돌아왔다.이것만으로도 첫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의 소기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하지만 이 씨의 진가가 발휘되는 것은 지금 이 순간부터다. 우주에서의 실험, 우주인훈련 등이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이 씨의 몫이다.

태극기를 달고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우주체험을 하고 돌아온 이씨는 누가 뭐라해도 '한국 최초 우주인' 타이틀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공인'이 됐다.

이제는 이씨가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해 우주인 본연의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마음으로 응원할 때다.

함정선 기자 mint@asiaeconomy.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nomy.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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