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법 거리시위로 변질된 촛불행사

2008. 5. 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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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확대하는 정부 결정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불법시위로 이어졌다. 평화적 문화제가 끝났는데도 일부 참가자들이 정치 구호를 외치고 도로점거 시위를 계속한 것은 잘못됐다. 경찰은 불법 행위자들을 가려내 엄정 처벌해야 한다. 순수한 집회가 참가자들의 성숙한 노력으로 목적에 맞게 마무리되도록 원칙적 대응이 지켜져야 한다.

서울 시내 쇠고기 관련 촛불문화제는 그제 17번째이지만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처음이다.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문화제는 주최 측이 행사 종료를 알렸는데도 일부 참석자들의 선동으로 거리시위로 변모했다. "청와대로 가자" "정권교체" "독재타도" 등 극렬한 정치 구호 속에 광화문 일부 도로가 이튿날 새벽까지 시위대에 점거됐다. 촛불문화제 분위기가 불법 시위로 이어진 것은 참가자들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경찰이 적절하고도 신속히 조치했는지 의문이다. 경찰은 어제 새벽 불법 거리시위대를 해산하면서 해산명령에 불응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자 37명을 연행했다. 정밀한 심사와 함께 신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경찰이 본질과 다른 엉뚱한 문제로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촛불문화제 주최 측과 경찰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최 측은 문화제가 불법시위로 번지지 않도록 경찰과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 경찰도 구태의연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제 서울에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4개나 열렸다. 촛불문화제에 이들 집회 참가자가 대거 몰리면 행사가 변질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다. 결과를 보면 경찰의 안이한 대처에 이번 사건을 키운 요소가 없지 않다.

촛불문화제 분위기가 거리시위로 확산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이해 대립이 첨예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 굵직한 현안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거리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갈등과 대립이 거리에서 분출되는 불행한 경우를 사전에 차단하고 국회를 통해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성숙함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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