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막오른 모바일미디어 3각 대전

입력 2012. 11. 20. 19:41 수정 2012. 11. 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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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의 편의상 갑과 을로 나눈다면 적어도 방송시장은 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지상파 계열과 을이라고 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나누어왔다. 그동안 콘텐츠 진영의 갑인 지상파 계열은 시장의 윈도를 쥐락펴락 하면서 전체적인 플랫폼 사업자의 진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장 주도력이 있었다.

그러나 2013년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방송 시장에서도 기존 방송시장의 성공 방정식이 여전히 적용가능한 지를 실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실험이 벌어지는 시장은 모바일일 수 밖에 없다. 서구의 OTT(Over The Top)가 거실TV를 중심으로 발전한 반면에 우리의 OTT는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확전되고 있다. 기본적인 셈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구의 OTT는 넷플릭스와 같은 신규 사업자가 기존 사업자의 시장을 침투해 들어가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의 OTT는 기존 사업자가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의 일환이다. 자기들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기존 시장을 지키면서 나아가야 할 새로운 시장이어야 하기 때문에 모바일이 그 지점이 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시장 초기인 이 모바일 시장에서는 갑을 관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모든 사업자가 갑을 꿈꾼다는 점이다. 시장에 먼저 진출하려는 것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이고, 시장에 늦게 진출하는 것도 시장을 면밀하게 관찰한 뒤 한방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장에 먼저 진출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도 적어도 이 시장에서는 흔하다. 흥미로운 것은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무기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를 지금 현 시점에서는 확인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 초기 시장에는 개별 사업자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무기를 단련시켜서 합을 겨룬다.

이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했으나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지는 못했던 tving은 CJ헬로비전이란 기업의 성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일 가입자 규모로는 1위인 플랫폼 사업자다. 반면에 폭(pooq)으로 새로운 시장에 뛰어든 콘텐츠연합플랫폼은 콘텐츠 시장의 절대 강자인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리고 SKT의 Btv 모바일은 형식상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얼굴을 하고는 있지만, LTE 전용상품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무선 네트워크 1위 사업자인 SKT의 상품이다. pooq은 콘텐츠를 무기로, tving은 플랫폼 사업 경력을 무기로, 그리고 Btv 모바일은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내세우는 무기만큼이나 이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고 하는 목적도 다르다. 콘텐츠 진영의 pooq은 기본적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서 콘텐츠 가격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플랫폼 진영인 tving은 스마트미디어로 가는 길목을 미리 선점하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네트워크 사업자인 SKT는 LTE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가지겠다는 셈법이다. 그리고 그 주도권을 확보한 뒤에 자연스럽게 시장의 거래 질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가져가겠다는 속셈이다.

적어도 2012년은 주도권 경쟁을 하기 위한 몸풀기였다. 야심찬 일성(一聲)과는 달리 콘텐츠 진영의 pooq은 2012년 11월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지만, 실질적인 유료 가입자는 7만~8만명 내외에 머물고 있고, 플랫폼 진영의 티빙도 약 500만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유료 가입자는 10만~15만명 내외에 그치고 있다. 다만 시장 진입 초기 효과를 누리고 있는 2012년 Btv 모바일은 2012년 10월말에 유료 상품을 출시했지만, 현재 유료 가입자는 5만명을 육박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치 콘텐츠 진영과 플랫폼 진영보다는 네트워크의 힘을 과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통 방송시장의 강자들이 그렇게 힘없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한다면 2013년에는 이들이 본격적인 힘 과시를 예측해 볼 수 있다.

따라서 2013년은 모바일 시장을 놓고 혈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섯부른 협력보다는 피를 부르는 혈전을 예측하는 것이 훨씬 논리적이다. 협력은 주도권 경쟁이 일단락 된 후에나 가능하다. 따라서 2013년은 3인 3색의 세 사업자 중 누가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는지를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모바일 방송의 성공 방정식의 핵심 상수가 콘텐츠ㆍ플랫폼, 그리고 네트워크 중 어느 것인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관전자의 입장에서는 2013년이 기다려진다.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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