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를 금융부실 .. 30년 신자유주의 몰락

2008. 9. 2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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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모기지사태' 이후…10문10답

미국 4위 투자은행(IB)인 리먼 브라더스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파산신청을 낸 지 열흘이 됐다. 지난해 3월 시작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1년 반이 넘도록 세계 금융시장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 사태는 한 차례 충격 이후 진정되는 '대폭발' 형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여진이 되풀이되는 지각변동의 양상을 띠고 있어 파장이 장기화되고 있다. 금융의 세계화로 세계 금융시장이 큰 거미줄처럼 촘촘히 엮여 있고 첨단 파생금융상품이 위험을 곳곳에 흩뿌려 놓은 탓에 부실이 어디에 얼마만큼 숨겨져 있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미국식 금융 자본주의의 한계와 모순을 여지없이 드러내며 30여년간 전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몰락을 예견하게 했다. 전세계 금융시장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던 미국발 금융위기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경로를 거쳐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됐는지를 알아본다.

1 미국발 금융위기의 발단이 된 서브프라임 사태는 어떻게 시작됐나.주택경기 침체로 모기지 부실

2001년 9·11사태 이후 미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연 1%까지 낮췄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사람들이 이자 부담없이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쉽게 집을 살 수 있게 되자 집 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금융기관은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도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렸다. 소득이 적거나 빚이 많아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라고 한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 사람들이 금리가 오르자 이자를 제 때 갚지 못해 연체율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경우 처음 2년은 낮은 고정금리로 돈을 빌려주다가 이후 28년간은 변동금리로 전환하게 돼 금리가 오르자 대출자들이 빚을 갚기 더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미국 2위의 주택담보대출 회사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이 신규대출을 중단한 것을 기점으로 1년 6개월째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표면화됐다.

2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왜 꼬리에 꼬리를 무나.신용연결 금융사 붕괴 도미노

모기지 업체들은 대출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확보한 채권을 할인해서 현금으로 바꾸는데 이를 유동화라고 한다. 모기지 업체는 대출채권들을 자산유동화 회사(SPC)에 할인해 팔고 대신 현금을 받는다. 자산유동화 회사들은 모기지 채권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이나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을 만들어 은행들에 판매한다. 투자은행들은 이를 일반 투자자들이 가입하는 펀드형태로 만들어 전 세계의 투자자에게 판다. 신용의 연결고리가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셈인데 대출자들이 착실하게 빚을 갚는 구조라면 문제없지만 어느 한 고리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 고금리와 주택경기가 나빠지자 대출자들이 빚을 갚을 수 없게 되면서 담보대출로 시작된 파생금융상품 전체가 연쇄적으로 부실해지는 결과를 빚게 됐다. 결국 주택가격 하락→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헤지펀드 도산→국책 모기지회사 위기→대형 금융기관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3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지 1년반이 넘었는데 왜 부실규모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나.위험 파생상품 전세계 판매

파생금융상품의 특성 때문이다. 보통의 채권은 발행한 회사나 금융기관의 경영이 건실한지, 부실한지를 보면 안전성 여부를 곧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채담보부증권(CDO)과 같은 파생상품은 수십개의 채권들을 분리해 내 위험도별로 묶는 경우가 많아 안전한지 알기 어렵다. 본래의 기초자산이 어느 상품에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첨단금융공학자들은 이렇게 쪼개고 합치는 과정을 통해 위험성이 '제로'가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내놓고 있다. 이처럼 위험을 잘게 쪼개긴 했지만 기초자산이 부실화되면 결국 위험은 모두에게 확산될 수밖에 없다. 위험을 없앤다는 첨단금융공학의 이론은 현실에선 '폭탄 돌리기' 게임이 돼 버린 것이다.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파생된 CDO를 만들어 팔며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헤지펀드들은 특히 위험이 큰 대신 그만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CDO들을 대거 사들인 뒤 이를 담보로 투자은행에 돈을 빌려 새로운 투자에 나서고, 투자은행은 헤지펀드로부터 수수료를 챙기는 등 여러 투자자 간에 얽히고 설킨 금융거래가 발생했다. 여기에 채권의 위험만을 따로 떼어내 상품화하는 식의 첨단금융기법으로 본래 채권의 값어치와는 무관한 금융상품들이 속속 등장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게 된 것도 부실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4 이번 금융위기로 미국내 금융기관들이 입은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초대형 IB 잇따라 간판내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하면서 미국의 모기지 업체 중 93개가 파산하거나 다른 금융기관에 팔렸다. 또 미국 5위의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세운 헤지펀드가 파산했다. 프랑스의 글로벌 투자은행인 BNP파리바는 자금난으로 펀드 환매를 중단했고, 9월에는 영국의 노던록 은행이 파산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의 부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리먼 브라더스, 베어스턴스 등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3곳이 부실로 간판을 내리거나 인수·합병되는 운명을 맞았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고, 베어스턴스가 지난 3월 JP모건 체이스에 인수됐다.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합병됐다.

5 파산은 리먼 브라더스가 했는데 왜 한국 주가와 환율이 요동을 치나. '9월 위기설'과 관계있나.국내 외국인들 주식 팔아치워

국내 보험·증권사는 올 상반기 리먼 브라더스에 7억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은 투자액의 상당액을 날리게 됐다. 또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리먼 브라더스가 설정한 한국 주식에 투자한 펀드에 가입해 있다.

이 펀드는 한국의 삼성전자 등 우량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금융기관의 추가파산을 걱정해 펀드계약을 취소하고 투자원금을 달라고 요구할 경우 미국 금융기관들은 갖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한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다음날인 16일 코스피지수가 90포인트나 폭락한 것도 이런 이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판 돈을 달러화로 바꿔 본국에 송금하기 때문에 달러 수요를 촉발시켜 원화 폭락, 달러값 급등을 초래한다.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졌던 '9월 위기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9월중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모두 팔고 빠져나가면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이 늘어 국제수지 적자가 늘어난데다 고환율 정책으로 달러가치가 급등하는 등 정부 정책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탓이 컸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시장국'에서 돈을 빼내 선진국의 채권이나 금 같은 안전 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미국 중심의 자본권력 '지각 변동'

6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따른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의 피해는 얼마나 되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투자액 7억2천만달러 물려

우선 리먼 브라더스 관련 채권이나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한 국내 금융기관들은 '리먼 사태'의 직접적인 피해자다. 일부 증권사는 1000억원어치 이상의 리먼 브라더스 관련 채권을 갖고 있어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또 국내 금융회사들은 리먼 브라더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파생금융상품에 7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이중 상당액이 손실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는 신용경색을 낳는다. 어떤 기업이 어떤 부실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자금난을 겪게 된다.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은 현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대출이나 투자는 꺼리기 때문이다. 회사들은 연 7~10%의 높은 금리를 주고, 돈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경영난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7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규모는 얼마나 되나.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면.美 2년간 7천억달러 투입

미국 행정부는 앞으로 2년간 7000억달러의 자금을 들여 금융회사를 사들이기로 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도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 등을 통해 도산위기에 처한 대기업과 대형 금융기관 등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한국이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모두 168조5000억원으로 1997년 국내총생산(GDP)의 28.7%에 달했다. 미국이 투입할 공적자금 7000억달러는 지난해 미국 GDP의 5%로 그 비중은 훨씬 낮다. 하지만 미국의 금융위기는 한국의 외환위기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부실 규모를 추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8 유럽·일본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공동대응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유럽·日, 신용경색 차단 합심

전세계 금융시장이 촘촘히 엮여 있기 때문에 한 곳에서 부실이 터지면 다른 나라로 전파되게 마련이다. 이른바 금융 세계화의 영향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진 것은 세계 각국 금융기관들이 리먼 브라더스와 다양한 형태로 거래해 추가 피해가 예상됐던 탓이다. 선진국들이 공조에 나서는 또다른 이유는 미국의 자금경색이 자국으로까지 확산돼 중소기업의 대규모 도산과 경기침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 정부가 달러화를 지나치게 많이 풀면 달러가치 하락이라는 새로운 위기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각국 은행이 파국을 막기 위해 함께 공조할 수밖에 없다.

9 금융위기는 언제쯤 마무리되나. 부실의 남은 '뇌관'은.피해액 정확히 몰라…장기화 조짐

미국 정부의 대규모 구제금융안이 발표되면서 금융위기가 가닥을 잡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구제금융 효과가 회의적이라는 지적과 재정적자 확대 등에 따른 부작용이 거론되면서 다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에 불거진 미국의 저축대부조합(우리의 저축은행에 해당)의 부실처리에 6~7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한다면 위기해소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더구나 과거 국제 금융위기는 충격이 한차례에 그쳤고, 부실 규모도 어렵지 않게 파악됐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오랜 시간을 두고 간헐적으로 충격이 불거지고 부실규모 파악도 어려워 장기적인 전망이 쉽지 않다.

10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어떻게 달라지나.각국 정부, 시장·자본 규제확산

지난 30여년간 세계경제는 시장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신자유주의 방식이 주류로 자리잡아 왔다. 특히 실물경제의 보조적 역할에 머물던 금융산업이 우위에 서는 금융 자본주의가 경제질서를 변화시켰다. 강도높은 금융 자유화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초대형 금융기관에 권력이 집중되고, 이들이 제조업 등 실물경제를 쥐고 흔드는 일이 많아졌다. 금융이 권력화되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는 양극화의 부작용을 초래했다. 자금을 끌어들여 손쉽게 돈을 버는 '머니게임'이 확산되면서 기업도 본래의 사회적 역할에서 벗어나 금융투자자에게 수익을 전달하는 통로로 전락했다.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식 금융자본주의가 작동불능의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리처드 실러 뉴욕대 교수는 "과거 자유시장 경제의 기본정신은 '정부는 해결책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가 문제'였다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거꾸로 '시장이 문제고 정부가 해결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벌써부터 주식시장의 공매도를 금지하는 등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에 착수했다. 세계 금융을 쥐락펴락하던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투입으로 국영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중국의 인민일보가 최근 사설에서 "세계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금융질서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듯이 새로운 금융질서와 경제질서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근본적인 틀이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용어풀이

■ 서브프라임 모기지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의 등급을 말하며 주로 신용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빌려주는 대출이다.

서브프라임의 한 단계 위에 알트에이(Alt-A) 등급이 있고, 프라임 등급이 신용도가 가장 높은 계층을 상대로 한 대출이다.

2006년 말 기준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1조4000억달러, 알트에이는 1조2000억달러, 프라임모기지는 7조8000억달러 정도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전체 대출의 13.5%를 차지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대출은 담보가치에 비해 대출액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금리가 높은 편이다.

■ 파생금융상품인 주택저당증권(MBS), 부채담보부증권(CDO)

주택담보대출을 해준 은행이나 회사들은 돈을 빌려줘 현재 융통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고 받은 채권을 현금화하려는 성향이 있다. 이에 따라 채권을 제값보다 싸게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데, 이를 유동화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현금을 주고 채권을 받은 유동화 전문회사들은 이 채권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한다. CDO는 이 주택저당증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2차 증권이다.

■ 헤지펀드

증권 및 외환시장에 투자해 단기차익을 올리는 민간 투자기금을 말한다. 헤지펀드는 파생금융상품을 교묘하게 조합해서 도박성이 큰 신종상품을 개발하는데, 이것이 국제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대표적인 헤지펀드로 알려져 있다.

■ 신용경색

금융시장에 자금이 부족하거나 자금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는 상황을 가리킨다. 경제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 기업들이 턱없이 높은 이자를 주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하며 신용이 낮은 기업들은 자금을 구하지 못해 도산하는 등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신용경색으로 상당수의 기업들이 도산한 경험이 있다.

■ 신자유주의

작은 정부와 큰 시장, 민영화와 규제완화 등을 핵심 개념으로 하는 경제 이념. 정부의 시장 개입을 중시하는 케인스 이론이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계기로 후퇴하면서 경제학의 신주류로 등장했다. 80년대를 전후로 미국의 레이건 정부, 영국 대처 정부가 신자유주의를 적극 채택했고 금융 규제완화, 자유무역 확대 등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상업은행은 우리나라의 시중은행과 비슷한 개념으로 예금과 대출이 주요 업무다. 돈을 저축하고 싶은 사람에게 예금을 받아 돈이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에게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주요 수입원은 예금과 대출 금리차에서 발생하는 예대마진과 각종 수수료다. 반면 투자은행은 기업공개(IPO), 기업 인수·합병(M&A), 사모펀드투자, 주식이나 채권 인수·중개, 부동산투자 등의 업무를 한다. 최근 대형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채권과 파생금융상품을 취급하다 위기를 맞게 됐다.

■ 공매도

유가증권(주식·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 또는 빌려서 파는 것을 말한다. 없는 유가증권을 판 뒤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구입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예를 들면 현재 주당 2만원인 ㄱ사의 주식을 공매도한 뒤 3일 후 결제일 주가가 1만5000원으로 떨어졌다면 투자자는 1만5000원에 사서 주식을 갚고 주당 5000원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회피하기 위해 주로 헤지펀드들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한때 '선진금융기법'으로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최근 과도한 공매도가 전 세계적인 주가폭락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세계 각국이 공매도 금지에 나서고 있고 우리 금융감독원도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 정리신탁공사(RTC)

미국 정부가 1989년 저축대부조합 사태 당시 도산 업체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됐던 부실채권정리기구다. 현재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유력한 방안이 RTC와 비슷한 기구를 만들어 금융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의회 승인을 받아 공적자금이 조성되면 이를 RTC에 투입한 뒤 이 자금으로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사주는 방식이다.

■ 구제금융

기업파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제공하는 자금. 신규대출을 해 주거나 기존 대출상환을 연장시켜 주는 방법이 있다. 과거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것이나 이후 정부가 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을 통해 도산 위기의 대기업과 대형 금융기관 등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이 구제금융이다. 미국 정부는 올 들어 베어스턴스의 JP모건체이스 피인수 중재과정에서 290억달러,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국유화 과정에서 2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했고, 16일 AIG에도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실시했다.

<경제부 금융팀=서의동·오창민·김주현·김준일·박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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