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中 정부의 '마사지 통계' 의혹

2011. 2. 16. 18: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가통계의 신뢰성에 의심을 받아온 중국이 이번에는 '마사지 통계'(좋게 보이도록 수치를 조작한 것) 논란을 자초했다. 국가통계국이 1월 물가상승률을 발표하면서 느닷없이 물가상승을 주도한 식품의 비중을 낮추고 주거 · 교육비 등의 비중을 높인 새로운 산출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1월 물가상승률은 예상보다 낮은 4.9%로 나왔다. 이는 중국 정부에 매우 의미있는 숫자다.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4%대로 정했는데,새해 첫 달에 가까스로나마 목표를 달성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산출 기준은 소비지출 구조에 따라 국가마다 다르다. 각국은 또 수년마다 비중을 조절한다. 선진국인 미국은 주거비 비중이 42.0%로 가장 큰 반면,식품비중은 13.7%에 불과하다. 인도는 주거비 비중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식품비중은 60.2%나 된다. 그래서 중국이 이번에 33.0%였던 식품비중을 31.9%로 내리고 주거비 비중을 13.2%에서 17.4%로 높인 것을 '마사지했다'(영국의 텔레그래프)고 몰아붙이기는 쉽지 않다. 실제 국가통계국은 "경제수준에 비해 식품가격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조정한 것"이라며 "부동산 비중을 올리지 않았다면 물가상승률은 더 낮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월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을 것이라고 확신했던 많은 전문가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과거 기준으로 따져보면 5.1%(월스트리트저널 추정)였기에 "정부가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비중 조절에 나섰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리웨이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의 가계소비를 감안하면 식품비중은 33~34%가 오히려 적절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리인상과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물가상승률을 낮춘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놨다.

중국 정부는 4%대의 목표 달성에도 불구하고 긴축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수치가 바뀌었다고 중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다는 사실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지적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실을 덜 반영하는 통계로 인해 중국의 향후 정책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김태완 국제부 기자 twkim@hankyung.com

▶ 中물가 4.9% 의외로 낮다했더니…식품 비중 낮춰 '착시' 유도

▶ 中 1월 물가 예상보다 낮지만…

▶ [특파원칼럼] 나스닥의 '춘제' 축하벨

▶ 中, 기업부담 연 50억 위안 경감

▶ "中 동북 13개 도시 경제특구 추진"

< 성공을 부르는 습관 >ⓒ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